[곽명숙 명장의 카빙스토리 6]
역사의 도시 ‘부여’,
푸드카빙의 뿌리를 내리다!
충남 부여의 가족행복센터에 수박카빙 자격증 시험 심사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자체적으로 교육 및 자격검정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부여의 푸드카빙은, 2년 전 재취업을 준비하는 1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3~4일 동안 약 3개월간 실시했었습니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에 부여로 내려와 3일 동안 교육을 하고 목요일에 돌아가는 일정으로 부여 3일 살이를 시작했습니다. 부여에서의 수업을 마치면 논산 농업기술센터 수박카빙 수업을 하고, 다시 부여의 숙소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을 맞이했죠. 숙소는 교육장과 5분 거리로 문을 열면 논과 밭이 보이는 자연 속의 펜션으로 맹꽁이와 풀벌레 소리가 바쁜 일정 속에 휴가를 얻은 것 같은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부여의 수업은 아침 9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2시 경에 수업이 끝나는 일정으로 여느 수업과 마찬가지로 첫 시작은 인사나누기입니다. 저를 포함한 참여한 사람들 모두 처음 보는 날이라, 서먹한 분위기에서 서로 알아가는 시간은 꼭 필요합니다. 본 과정을 어떻게 신청하게 되었고, 과정이 끝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또 수업에서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이어나가죠. 이 어색한 분위기에서 난생 처음 접하는 푸드카빙에 대해 알려주며 푸드카빙 활용법, 도구 사용법, 안전하게 작품을 만드는 방법 등을 이야기 해줍니다. 알려줄 것들이 산더미이지만 산을 오를 때 첫발을 내딛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걷듯이 우리들의 푸드카빙 수업도 그렇게 스텝 바이 스텝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첫 발걸음을 떼며 처음엔 샤토나이프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정말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하루하루 수업이 진행되면서 배우는 분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수박카빙 작품을 만들면 교육장 앞 정자에서 자신이 만든 작품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좀 더 작품을 잘 만들기 위해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즐겁게 카빙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도 흐뭇했죠. 수업의 시작은 수박카빙으로 시작해 동물카빙, 과일 플레이팅, 야채카빙 순으로 진행되었고, 배우는 분들도 점차 푸드카빙 전문가의 실력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일취월장하는 분들의 스킬을 지켜보던 부여군 담당자께서 인근의 초등학교에 푸드카빙 체험수업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어 2인 1조로 학교에 교육실습을 다녀오기도 했답니다. 수업을 받는 학생들과 학교 선생님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 체험수업을 다녀온 분들도 무척이나 좋아 하셨어요. 이렇게 자신감이 충만해진 분들은 졸업작품전도 준비했습니다.

드디어 졸업작품전 당일, 부여군청 앞에 전시된 졸업 카빙작품전에 군수님까지 참석해 칭찬과 격려를 해주고 가셨습니다. 또 우리는 한 팀으로 전국대회에 출전해 푸드카빙 대상을 차지하는 멋진 결과를 내기도 하였죠. 타이트한 일정이었지만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해 주었던 분들 모두 고생 많으셨고 축하합니다. 정말 기쁜 것은 푸드카빙전문가 양성을 위한 부여 프로그램을 마친 후, 저에게 배웠던 제자분이 푸드카빙 전문가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자를 양성하고 푸드카빙전문가로서 활동 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밑거름이 되어주는 것이 푸드카빙을 먼저 시작한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바로 이것이 저의 행복이니까요. 앞으로 보다 많은 분들이 푸드카빙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한국푸드카빙요리학원 원장 곽명숙
ibmmsk38@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66호>에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