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아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로 간 멋진 요리사 ‘SJ’

  • 등록 2024.11.17 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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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숙 명장의 카빙스토리 2]

 

꿈을 찾아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로 간
멋진 요리사 ‘SJ’

 

여름의 무더운 날씨와 태풍의 피해로 힘든 시간을 견딘 후, 부는 아침과 저녁의 선선한 바람은 어느덧 가을의 문턱에 와 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오늘은 수업 후 귀가 길에 여의도 윤중로에 잠시 들러 차를 세우고 창밖을 바라보는 호사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옛 생각과 함께 반갑게 떠오르는 반가운 얼굴들, 지금은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는 제자들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이맘때면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를 졸업하고 멋진 요리사로 활동 중인 SJ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2016년, 그날도 예외 없이 푸드카빙 동아리 지도를 위해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제자들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가, 제 차가 도착하는 것을 보고 우루루 내려와 수업 재료를 나눠들고 가방까지 받아 들곤 교실까지 쏜살같이 달려가 가방을 교탁위에 놓고 제자리에 돌아가 앉았습니다.

“전체 차렷, 인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애들아 잘 지냈지^^?” 이렇게 시작되는 수업은 K시에 위치한 특성화 고등학교의 카빙동아리 수업으로 월2회, 3년 정도 진행했습니다. 제가 대회 심사를 할 때 그 동아리 수업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꾸준히 연습해 선수로 출전하는 학생들을 만나면 정말 반가웠답니다. 그런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학생이 바로 SJ입니다.   

이 학생은 정말 조용하고 바른 학생이었는데 매사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자신의 작품이 다른 학생들의 것보다 못하고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죠. 그럴 때면 저는“처음이라 그런 거야,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어. 자신을 믿어봐”라며 격려를 하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다른 학생들과 같이 SJ도 연습 과제를 잘 해오고 만든 작품 사진도 이메일로 보내오면서 실력이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수업이 진행되면서 수박카빙 자격검정시험을 치르게 되었는데요. SJ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자격검정에 응시 하였습니다. 자격검정 심사는 두 분의 심사위원과 저까지 세 사람이 하게 되었는데요. 시험이 시작되자 SJ는 너무도 긴장한 탓에 카빙 칼을 든 손을 부들부들 떨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심사위원들도 너무 안타까워했습니다. 순간 필자가 SJ의 손을 잡아 주며 “긴장하지 마세요. 평소에 연습하던 것처럼 침착하게 편하게 하세요. 할 수 있나요?”라고 하자, SJ는 “네” 라고 너무도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카빙을 하기 시작했고 시험 시간 내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시험 결과는 합격이었고 요즘처럼 더위가 한풀 꺾인 시즌에 합격 기념으로 교정에서 자격증을 들고 사진을 찍었답니다. 

그 후, 학생들은 취업을 하거나 대학에 진학했고, SJ는 유학 갔다는 이야기를 담당선생님을 통해 듣게 되었습니다. 얼마 뒤 SJ에게서 카톡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의 푸드카빙 강의를 듣고 회차를 거듭하면서 카빙 실력이 좋아졌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어 요리사로 성공하고 싶어 프랑스로 유학을 와 어학공부를 2년 동안 하고, ‘르 꼬르동 블루’에 진학해 열심히 다니고 있다며 너무도 감사하다는 인사였습니다. 특히나 자격검정 때 떨리는 손을 잡아 주셔서 용기를 얻었다는 감동 어린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어엿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SJ. 푸드카빙이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던 것에 도리어 제가 고맙게 생각되더군요. 지금도 제2의 SJ에게 자신감과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가르치고 있답니다.

 

 

 

 

한국푸드카빙요리학원 원장 곽명숙
ibmmsk38@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7호>에 실려 있습니다.

이강 기자 river7_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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