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
김송희
앉아 있는 자리를 털고 일어서서 
나는 짐을 싼다
머뭇거리다가
우왕좌왕하다가 
안개가 가득한 바다 한 가운데서 
나는 싼 짐을 들쳐 메고
침묵 속 
착착 움직이는 
영국해군에게 배워 
새로 나타나는 거친 파도
미지의 항로라도 
착착착
 
바로, 항해를 시작한다
나를 비추는 등대는
항상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