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솥밥 늦게나마 전기밥솥에서 전기압력밥솥으로 바꾸면서 밥맛의 차이를 알아버렸다. 그러면서 자연히 더 낫다고 생각되는 돌솥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따뜻한 돌솥으로 누룽지까지 먹을 수 있는 식당에 발길이 가는 것은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국민 모두를 강타한 경제 위기 때에도 이름난 돌솥밥집들은 IMF의 한파를 크게 타지는 않았다고들 하니, 한국인들의 돌솥밥 사랑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후로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 인기는 크게 식지 않은 것 같다. 돌솥의 유래 돌솥밥은 옛날 궁중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처음 지었다는 설도 있고 조선시대에 궁중에서 속리산 법주사로 불공을 드리러 갔을 때 구하기 쉬운 재료들을 돌솥에 담아 바로 밥을 지었던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영양돌솥밥이란 곱돌로 만든 작은 솥에 쌀, 보리 등의 곡식을 넣고, 은행 잣 밤 대추 같은 영양식 재료를 추가하여 지은 밥을 말한다. 그리고 곱돌솥도 있는데 그 기원과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백제시대에도 귀족층과 부유층들이 곱돌솥을 즐겨 사용했다는 것으로 보아 그 연원이 꽤 오래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곱돌傳來의 名物」, <경
포 도 포도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시인 이육사의 《청포도》 싯구처럼 7월은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지난 6월 말 첫 수확을 시작하여 여름 내내 잔뜩 영근 포도송이를 따기에 부산한 고장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경북 영천이다. 이곳의 포도재배면적은 2,200ha 정도로 수확량은 전국 10%를 차지한다. 대구에서 가까운 영천은 강수량이 적은 대신 일조량이 풍부하여 당도가 높고 알이 굵은 최상급 포도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포도는 전 세계 과일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 전역에서 폭넓게 재배되고 있다. 여기서 잠깐 퀴즈 하나! 포도의 최대생산국은 프랑스일까? 정답은 이탈리아로 연간 850톤 정도를 생산하여 단연 1위이다. 2위 중국, 3위 미국, 4위 프랑스, 5위 스페인 순인데 칠레, 남아공
자 두 瓜田不納履(과천불납리)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 오이밭에서는 신을 신지 말고 자두나무 아래서는 갓을 바로 잡지 말라 현존하는 중국 선집 중 가장 오랜 것으로 알려진 남조 시대의 《문선(文選)》에 나오는 글귀다. 군자는 모름지기 오해를 살 수 있는 불필요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시경(詩經)》에도 주나라 시대의 으뜸 꽃나무로 매화와 오얏을 꼽았다. 중국이 원산지인 오얏은 자두를 이르는 순우리말로 여러 고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친근한 낱말이다. 자주색 복숭아라는 뜻의 자도(紫桃)가 자두로 변하여 1988년 표준말로 채택된 탓에 쓰임새가 많이 사라졌지만, 옥편에서 李를 ‘오얏 리’라 훈을 단 것처럼 한자 읽기에서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내친김에 ‘오얏 리(李)’의 탄생 배경을 살펴보자. 도가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노자(老子)의 본명은 이이(李耳)인데, 오얏나무 아래에서 태어난 그가 나무 목(木)과 사내아이 자(子) 두 글자를 합쳐 ‘오얏나무 이(李)’라는 성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오얏, 즉 자두는 역사가 오랜 작물 중 하나로서 2천 년 전쯤 로마로 전해진 이래 유럽 및 아메리카 대륙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장미과 Pr
참외 어머니는 뚝배기 하나 사고 소금 조금 사고 개구리참외도 사실까 참외 사시면서 이승에 두고 온 아들딸 생각 또 하실까… 개구리참외는 목생이 형이랑 둘이서만 먹을까 거기서도 어머니는 찔름 들어간 못생긴 참외를 잡수시고 예쁘고 맛난 건 아들 주실까… 지금은 고인이 된 동화작가 권정생의 동시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의 일부분이다. 저승에서도 장을 보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덕지덕지 묻어난다. 돌아가신 내 어머님도 여름철 장을 보고 오실 때면 어김없이 참외 한 봉지를 풀어놓곤 하셨다. 박과에 속하는 1년생 식물인 참외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니제르강 연안의 기니아(Guinea)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이전에 중국 화북으로부터 들여온 것이 시초였으며 고려 시대에는 참외를 형상화한 자기나 주전자가 만들어질 만큼 참외 재배가 융성하였다고 한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의하면 참외는 계통이 많고 과피색은 청록색이거나 금빛, 개구리 무늬가 있는 등 다양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참외의 ‘참’은 우리말 큰사전에서 ‘허름하지 않고 썩 좋은’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다른 박과 식물보다 맛과 향이 좋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참외는 우리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