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성품개발을! 1-13 죽음(을 대비하는 삶)]
저 녁 에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 광 섭 -
시인이 고혈압으로 쓰러진 가운데 쓴 작품집인 [성북동 비둘기]에 실린, 삶과 죽음의 깊이를 보여주는 시이다. 그의 삶 속에서는 별과의 유별난 하나됨을 경험한다. 너는 그 많은 중에 나를, 나는 그 많은 별들 중에 너를 집중한다는 사실에서. 그러나 죽음에 이르면 처지가 너무나 달라진다. 별들의 죽음과 같은 날이 밝아오는 속에 사라지지만 나는 잘 알 수 없는 어두움 속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정을 주고받았던 너와 나는 나의 이생 이후의 삶에서 어디서 어떤 존재로 만날까 궁금해 지는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