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가면 속에 행해지는 데이트폭력! 이대로 좋은가?

‘사랑’이란 가면 속에 행해지는 데이트폭력!

이대로 좋은가?

 

 

 “점점 갈수록 딸 가진 부모들은 불안한 것 같아요~ 둘이 사귀는 과정에서부터 폭력이 늘어나니...” 하며 한탄하는 부모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바로 데이트폭력을 말하는 것이지요. 혹자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며 지나가듯 말할 수 있겠지만 데이트폭력의 수위는 점점 올라가 살인까지 자행 되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가면 속에서 거침없이 행해지는 데이트 폭력 이대로 좋은지 한번 알아보도록 합시다.

 

데이트폭력이란?

친밀한 관계 혹은 연애관계에서 발생하는 행동 통제,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데이트폭력은 우리 주변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며 의식하지 않을 뿐이지 우리 스스로도 이미 가해자나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이런 데이트폭력이 다른 폭력 사건보다 더 심각한 이유는 피해를 당한 그 후에도 관계가 유지되어 폭력이 지속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때리면서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가해자의 반복적 행동은 사랑하기 때문에 때리는 것이다고 믿게 만듭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때리는 거 하나만 빼면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이런 믿음이 폭력으로부터 벗어나는데 어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이인데 왜? 데이트폭력이 일어날까?

첫째, 데이트폭력은 부모로부터 받은 학대 경험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 내에서 부부간 폭력을 목격하거나 부모가 자식을 학대한 경우는 자녀가 폭력을 학습하게 되고,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폭력을 쉽게 행사하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대화로서 갈등 상황을 풀거나 해결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둘째, 학교 폭력의 경험도 데이트폭력에 영향을 줍니다. 청소년기에는 상대적으로 가정보다는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친구와의 관계에서 사회화를 형성하게 되고, 학교에서의 폭력 경험이 많을수록 연인사이에서의 폭력도 쉽게 휘두르게 됩니다.

셋째, 이성관계의 집착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려서 사랑하거나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멀어졌거나, 심리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 집착이 심해집니다. 이렇게 관계에 집착하는 성향은 데이트폭력 이외에도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넷째, 상대의 거절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유리 멘탈 입니다. 집에서부터 자녀중심의 문화로 부모들이 자녀들의 모든 것을 다 받아주고 있는 상황에 소황제처럼 떠 받들어져 양육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제일 가깝다고 생각한 이성에게 거절감을 당했을 때 “감히 네가 나를 거절해”라는 마음에 끔찍한 폭력을 행하게 됩니다.

다섯째, ‘가해자에 대한 미약한 처벌’입니다. 실제 피해자들이 이 원인을 꼽았으며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 강화가 데이트 폭력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데이트폭력 피해는 실제 얼마나 될까?

올해 5월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2020년 4만 9225건에서 2023년 7만 7150건으로 57% 증가했습니다. 올해 1~3월 신고 된 건수만 봐도 1만 9098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8만 건이 넘는 신고건수가 될 거라고 전망 합니다.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만큼 피해자가 위협에 지속적, 반복적으로 노출되기 쉬우며 신고 등 빠른 대처도 어렵다는 점에서 다른 폭력이나 강력범죄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올해 5월, 수능 만점자 의대생의 동갑내기 연인을 살해한 사건은 딸 가진 부모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데이트폭력 피해 네 가지 유형

1. 상대방을 ‘통제하는 행위’입니다. 누구와 함께 있는지 항상 확인하거나, 옷차림을 제한하고, 일정을 통제하며, 휴대폰, 이메일 SNS 등을 자주 점검하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이 통제 행위가 제일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그 이유는 통제를 받는 상대방이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2. ‘성적 폭력’으로 원하지 않는데도 얼굴, 팔, 다리 등을 만지는 성희롱이나,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요구하고, 유사성교나 성관계를 하기 위해 위협하고 흉기를 사용하기까지 합니다. 특히 상대방의 벗은 몸을 촬영해 추후 위협하는 도구로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적폭력이 두 번째로 많습니다.

3. ‘정서, 언어, 경제적 폭력’입니다. 욕을 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하고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고함을 지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합니다. 상대방의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고, 상대방을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하는 등 비난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러한 폭력이 세 번째로 많습니다.

4. ‘신체적 폭력’입니다. 팔을 비틀거나, 꼬집는 행동, 거칠게 미는 행동, 심하게 마구 때린 행동, 목을 조르는 행동, 뜨거운 물이나 불로 화상을 입히는 행동, 흉기로 위협, 상해를 입히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데이트 폭력이라 해서 신체적 폭력이 가장 많을 것 같지만 이게 네 번째입니다.

 

 

데이트폭력에 대한 인식전환부터 시작합시다.

데이트폭력이 ‘사랑’ 이라는 감정과 행위, 관계 내에서 발생하기에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기 어렵고, 여전히 사랑싸움 정도로 취급되는 게 현실입니다. 더구나 신체적 폭력이외에는 다른 피해 경험을 폭력으로 인지하기 어려워 폭력 직후, 피해자가 분노를 느꼈음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폭력이 은폐되고, 이해받고, 정당화 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인지하고 피해 당사자부터  ‘나를 사랑하니까’라는 사고의 굴레에서 벗어나려 해야 하고, 주위 사람들도 같은 생각으로 도와야 합니다.

또한, 데이트 폭력은 공적체계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사회적 범죄가 아닌 ‘개인적 문제’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트폭력 피해 상황에서 사법제도보다 주변인(친구, 동료, 선후배)에게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면 보통 도움을 주는 사람은 “너에게도 문제가 있다”, “둘이 잘 해결해야 한다”라는 등으로  조언하며 사적인 일이라는 인식을 갖게 합니다. 더구나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참을 것을 강요하거나, 드러내도 손해라는 식의 주변의 잘못된 태도와 시선으로 인해 피해자는 다시 한 번 좌절하는 경우도 많아 데이트폭력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연인관계의 시작이 더 중요합니다.

연인관계를 시작할 때부터 서로의 자유를 구속하지 않고 존중하며 신체도 존중하도록 대화를 통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가 서서히 발전해야 하는 것이죠. 실제 연애감정은 3년 정도면 없어지는데 연애시절에는 단점도 좋아 보이므로 정확한 판단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인들이 서로의 실제 삶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가치관, 의견 등의 차이가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과정을 깨닫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어떻게 데이트폭력을 예방할까요?

1. 폭력을 쉽게 행사하는 경험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려면 가정 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모습을 보며 가장 먼저 관계를 배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하지 못해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이성 관계 내에서 폭력이 아닌 갈등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함께 만나며 시간을 보내는 과정에서 당연히 갈등은 발생하는데, 이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것이죠. 이것이 어렵고 막연하게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부모들도 자녀가 성장해 데이트를 하게 될 때 데이트까지 사사건건 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들이 데이트폭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가지고 자녀들에게 먼저 이야기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만약 피해를 입게 되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부모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3. 현재 한국은 데이트폭력을 당해도 피해를 막을 법적 장치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21대 국회에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이 세 차례 발의돼도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속히 데이트폭력 관련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되도록 촉구하는 바입니다. 독일에서는 가정폭력 안에 데이트폭력을 포함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일본은 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연인관계에서의 폭력도 ‘배우자의 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데이트폭력은 여성만 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트폭력 여성피해자 비율이 68.5%로 남성 피해자 11.2%에 비해 높습니다. 경찰 한 관계자는 남성의 경우 맞거나 피해를 봐도 자존심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남성 데이트폭력 피해자는 통계보다 많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데이트폭력은 바로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데이트폭력을 줄이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가족 안에서도 나와 아버지와의 관계 이전,  바로 아버지를 만든 분이 있을 터인데 이 절대자분이 내가 사랑하는 자에게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에 살’이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생각을 근본적으로 상대방을 향해 가지고 연인관계를 맺어간다면 데이트폭력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더 Culture 윤경선 기자

dongnesto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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