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친절의 힘
음식을 주문하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고등학생 자녀를 둔 듯한 중년의 한 여성분이 키오스크 앞에서 선뜻 주문을 하지 못하고, 계속 조리하시는 분께 메뉴와 가격을 묻습니다. 바빠 보이는 종업원은 답을 해주지만, 얼굴에는 조금 귀찮은 듯한 표정이 스쳤습니다.
주문하려는 분도 눈치를 채셨는지, 조심스럽게 키오스크 앞에서 조심스럽게 화면을 터치하며 주문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결제 부분에서 어떻게 하는지 몰라 카드만 손에 들고 가만히 서 계시길래, 옆에 있던 저는 “여기를 누르시면 되세요.”라고 도와드렸습니다. 조금 민망해하실까봐. “저도 처음에는 익숙하지가 않아 사용하기가 힘들더라고요.”라고 말을 하니 그제서야 표정이 밝아지시며 “이런 기계들은 너무 어려워. 그냥 사람에게 주문하면 좋겠는데....”라며, 작은 도움으로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이처럼 작은 친절의 영향력에 대해, 과학자로서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아주 작은 친절의 힘>을 저술한 데이비드 R. 해밀턴은 이렇게 말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작은 친절이 타인뿐 아니라 내 몸의 건강에도 기여를 한다고 말이지요. 즉 작은 친절은 타인에게 베풀 때 행복과 기쁨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신경을 이완하고, 혈압을 낮추며, 염증을 줄일 뿐 아니라 노화를 늦추는 데까지 영향을 준다고 말입니다.
친절함의 이익
그뿐 아니라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도움 및 행복 연구소(Helping and Happiness Lab) 소장이자 심리학 부교수인 라라 아크닌 박사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연결된 방식으로 친절을 베풀 때 정서적 보상이 더 강해진다고도 말합니다. 특히 관대한 행동이 언제, 어떻게 행복을 가장 많이 증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선택해 행동했을 때, 자신의 노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직접 목격했을 때,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경험을 했을 때 자신이 베푼 이타성으로 인해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합니다. 정리하자면 관대함과 친절함은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 모두가 더 행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베풀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몸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좋은 식단을 하기 위해 신경을 쓰듯이, 오늘 하루,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더 Culture
박상은 기자
joyfuloil@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