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향한 인도 라비의 거위의 꿈
2018년 가을, 나의 결심 ‘한국에서 살아야지!’
안녕하세요! 저는 인도에서 온 ‘라비’입니다. 한국살이 3년차입니다. 2013년 어느 날, 친구가 인도 채널에서 타밀어(타밀어는 제 모국어인 남인도어)로 더빙되어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 <상속자들>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많이 보기 시작했고, 한국의 문화와 그림 같은 아름다운 자연환경, 군침 도는 음식들이 흥미로웠습니다. 드디어 2018년 가을, 2주 동안 휴가를 내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서울, 부산,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그때 결심했어요. ‘한국에서 살아야지!’라고 말이죠. 그리고 3년 뒤, 2021년 다시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전공한 컴퓨터 과학 분야가 매우 발달한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대학원을 가기 위해 준비를 했어요. 한국은 공부하기를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KGSP, ASEAN, 한국기업장학금(대웅, 삼성 등), 대학 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제도가 있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인도에서 알았던 한국, 직접 와서 경험하며 내가 느낀 다섯 가지 차이
인도에서 있을 땐 한국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찾아봐야 했으니까요. 2018년 전에는 한국 드라마와 K-POP은 인도에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K-POP은 인도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K 드라마와 온라인 동영상(런닝맨, 식사를 합니다 등)을 통해 한국과 한국문화를 알고 배웠지만 실제 생활 해보니 조금 달랐습니다.
먼저 한국인은 모두 김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모든 한국인이 K-POP과 K-drama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는 거죠. K-POP보다 인디 장르나 발라드를 더 많이 듣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한국인이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스킨케어 루틴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한국에 온 이후로 피부 관리법을 배웠으니까요. 게다가 아직 연애는 안 해 봤지만 한국 남자들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오빠 같지 않다는 겁니다. “외모도 성격도 물론 젠틀한 남자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남자도 있다”라고 한국인 대학원 선배님이 제게 이야기했는데 그 말에 저도 동감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은 외국인을 환영하지만 언어 장벽 때문에 외국인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피할 때도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과 교류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거든요. 특히 대도시와 소도시의 큰 차이도 발견했습니다. 서울과 부산 공공장소에서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지만, 경기도에서 길을 물어보면, 사람들은 한국말로 질문하는 저를 무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도시는 외국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어요. 아직은 낯가림이 심해서 외국인과의 교류를 꺼려하는 사람도 있고, 외국인을 받아들이지 않는 분도 있고, 유색인종을 불편해 하는 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모두 제 경험과 관점에서 보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인상도 제게 있지만 한국과 한국인은 외국인들에게 사업과 문화를 통해 많은 것을 제공합니다. 한국 사람이 외국인에 대해 처음에는 약간 내성적일 수 있지만, 한국인을 알면 알수록 진정한 따뜻함이 있다는 것도 알았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외국인도 처음에는 한국인들에게 언어가 서툴러 내성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 저는 지금 한국에서 최선을 다해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인도의 직장문화 VS 한국의 직장문화
인도와 한국에서 일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존댓말, 직위, 선임의 개념을 준수하여 존경을 표합니다. 동료들에게도 호칭이 중요하고 반말을 하게 되면 실례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제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 배우고 있지만, 인도에서는 신입 사원부터 CEO까지 모든 사람에게 항상 이름을 부르며, 평등함을 심어줍니다. 마치 서구문화처럼요. 두 번째로 한국에서는 근무 시간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반면 인도에서는 조금 더 유연합니다. 예를 들어, 근무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라고 하면, 오전 9시30분 정도 늦게 도착해 오후 6시30분까지 일해도 괜찮지요. 가끔은 한국에서도 허용되지만 한국에서는 시간을 철저히 지킵니다. 한국인들은 시간 엄수와 헌신에 중점을 둡니다. 이것은 또한 제가 배운 좋은 문화이며 내 삶의 다양한 부분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에서 일하는 경우엔 복잡한 교통 및 가족 책임(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 등)에 우선순위를 먼저 두어 그런지 시간에 더 유연성을 갖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인도는 한국만큼 교통이 편리하지 않고, 생활 여건도 열악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는 신입으로 취업을 한다 해도 많은 기술, 약간의 경험도 필요하고, 취업 후에도 다양한 분야의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키워야 합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갓 졸업한 사람은 고용된 역할 분야에서만 그 기술에 대해 교육을 받습니다. 제 경험상, 인도에서 채용되려면 지원자는 해당 분야에 대한 기술만 알면 되는데, 한국에서는 그 반대로 멀티플레이가 되어야 하고 인턴 등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하지요. 예를 들어 어떤 회사에 지원했는데 10개의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했습니다. 저는 10개 중 9개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기술 도구나 코딩 언어가 아닌 마지막 하나의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거절당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기술이었습니다. 최근에 유행했기에 저는 그 기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어 일할 기회를 얻지 못했지요. 하지만 한국인들은 업무의 목표와는 별개로 항상 열심히 일하고 다양한 도구와 기술을 배우기 때문에 모든 능력을 갖춘 한국인 지원자가 합격되었습니다. 이것은 외국인인 저에게 있어 직업 환경을 매우 경쟁적이며 도전적으로 만듭니다. 컴퓨터 과학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제겐 이것이 도전이 되고,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저도 전문 역량이 향상되고 최신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무지하게 편리한 한국, 이제는 다인종 옷과 화장품도 구비해주세요! ^^
한국에 살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교통, 음식 배달은 굉장합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은 안전한 나라입니다. 사람들은 예의범절을 잘 지키고 예의가 바릅니다. 예를 들어 전철을 기다리기 위해 줄서기, 노약자나 임산부 자리, 재래시장에 가지 않아도 마트에서 장보기, 관공서의 대기 시간을 줄여주는 번호표 시스템 등등. 모든 것이 체계적이고 많은 것이 디지털화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DAISO가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을 위해 제공되는 무료 한국어 수업, 한국 음식 요리 배우기 및 기타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어 아주 좋습니다. 강변 산책, 길거리 음식, 벚꽃, 스키 타기 및 문화 활동들 그리고 K-POP 콘서트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습니다. 인도에 비하면 한국에서는 아주 편하게 살 수 있어요. 다만 젓가락 사용이 저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맞는 옷을 찾기가 힘듭니다. 저는 한국 여자들처럼 날씬하지 않지요. 그렇다고 그렇게 뚱뚱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프리사이즈를 사면 저한텐 언제나 작은 것 같습니다. 평균적으로 한국 여자들은 날씬한 편입니다. 게다가 메이크업을 하다 보면 내 피부 톤에 맞는 파운데이션을 찾을 수가 없어요. 저는 피부 톤이 어두운 편인데 한국에는 고운 피부 톤만 있으니까요. 앞으로 글로벌화에 맞추어 다양한 사이즈의 옷과 화장품의 종류가 많아지겠죠?
새로운 것에 민감한 한국 문화에 매료!
저는 많은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모험적인 것을 즐깁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것에 민감한 한국 문화에 매료되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컴퓨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첨단 기술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도전적이고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곳입니다. 사실 저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제가 염두에 두고 있는 나라가 몇 군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외국인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을 선택했습니다.
인도의 근로자 급여
학사 학위를 받은 후 꽤 오랫동안 인도에서 일했습니다. 인도에도 다국적 기업이 많지만 급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인도인들이 미국, 영국, UAE, 호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 및 독일과 같은 다른 국가로 이주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이주하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이 더 나은 급여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의 경우 각 직원의 경력에 따라 국가에서 정한 급여 수준을 기준으로 하지만, 인도에서는 경력을 기준으로 해도 1/4에 불과합니다. 최근에는 다른 국가로의 이주로 인해 해외에서 제공되는 급여의 1/2로 제공해 주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회사는 급여의 50%이상을 절약할 수 있지요. 인도의 급여는 여전히 해외 일자리보다 상대적으로 좋지는 않지만, 사람들은 고국에서 가족과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에 남아 있으면서 그 급여로 생활을 감당합니다.
인도 ‘라비’ 거위의 꿈
지금 당장은 확실한 계획이 없지만 적어도 앞으로 5년은 한국에서 살 생각입니다. 엄마를 한국에 데려오고 싶어요. 해외에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한국으로 모셔와 한국 여행을 즐기고 싶습니다. 엄마는 혼자서 오빠와 저를 키우느라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국적에 관계없이 친절하고 배려있는 사람을 찾으면 그 사람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싶고, 한국에 정착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는 계속 한국어 공부를 하고 원어민처럼 말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할 수 있다. 파이팅!”
인도 라비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66호>에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