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한옥 북캉스Book-cance하다! 그래,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은 진짜 누구였지? 다시 《노인과 바다》를 읽으면서 주인공과 주제를 생각해 보게 되었지만, 여전히 의문투성이었다. 유명한 고전이니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 중의 하나라는 이유로 오래전에 읽어 두기만 했다. 늙은 어부가 고기를 잡느라 온갖 힘을 다했다는 지루한 이야기로만 기억에 남아 있거나, “어떤 역경이 오더라도 이겨내야 한다”라는 교훈을 새기고만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미주에서 활동 중인 이수정 작가가 《 노인과 바다》북토크를 열어 주기로 했기에 이번에는 정신 차리고 왜? 명작이라고 하는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수정 작가는 《노인과 바다》를 번역한 번역작가이고 독서지도사다. 미국 현지 공공 도서관 등에서 명작소설을 깊이 있게 읽는 북클럽을 수년간 진행해 왔기에 좋은 기회였다. 단편소설 《타이거마스크》로 2022년 재외동포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내 편 돼 줄래요?》라는 책도 출간했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노인과 바다》를 한옥에서 만나다’라는 제목을 걸고 주변 지인들과 SNS를 통해 광고를 했다. 《노인과 바다》를 한옥에서 읽는다고 뭐 특별할 리도 없지만, 굳
‘대지’원서 읽기를 끝내고 3년 전 단둘이 같은 교무실을 공유한 인연으로 알게 된 국어 선생님과 1년에 걸쳐《대지》원서 읽기를 끝냈다. 우리는 하루에 한 페이지씩 같이 읽기로 했다. 먼저 전화를 건다. 소리 내어 영어를 읽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말로 해석도 해야 한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쉬는 날은 없기로 했다. 명절이나 여행을 가서 못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 그런 날이 예상되면 그 전에 미리 두 페이지씩 읽기도 했다. 책 선정은 그렇게 많이 고민하지 않았다. 영어 원어로 읽고 싶은 책이 너무도 많았고 어떤 책도 다 좋을 것 같았다.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만났다. 마지막 페이지는 얼굴을 보고 같이 읽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는 매우 행복했다. 국어 선생님은 자주 나에게 고맙다고 하신다. 내가 아무래도 영어 전공자라 문장의 해석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설명을 할 수 있어서인 것 같다. 아니라고. 고마운 건 나라고, 책을 같이 읽으며 너무 행복하다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그러신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생각해 보았다. 학교 수업과 가정 살림 및 육아에 바쁜 일상을 쪼개고 쪼개 전화를 드는 하루 20분이 왜 그렇게 한결같이 일 년 동안 행복했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