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나는 용기
박수칠 때 떠나는 용기 테니스에서 한 해 동안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고 한다. 세계랭킹 1위인 노박 조코비치는 지난 9월에 열린 US오픈 한 번만 이기면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대의 패기로 똘똘 뭉친 랭킹 2위 매드베데프와의 경기는 쉽지 않았다. 메드베데프의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에 밀려 두 세트를 내리 지고 끌려가고 있었다. 조코비치는 세 번째 세트도 5대 2까지 벌어졌다. 이후 가까스로 두 게임을 연거푸 이겨 5대 4까지 쫓아가고 있었다. 팬들의 열화같은 환호를 들으며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갖던 조코비치는 땀을 닦던 수건으로 얼굴을 감싼 채 엉엉 울었다. 왜 울지? 역전할 수도 있는 순간인데, 이길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힘없이 무너지는 황제를 지켜보는 것이 안타까운 듯 했다. 결국 조코비치는 세 번째 세트를 내주고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했다. 나는 그날 경기의 결과보다 더 강렬하게 남아있던 조코비치의 눈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조코비치가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통곡하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조코비치의 눈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조코비치는 그 순간이 바로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