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모네’ 열 개의 별 매일 아침 SNS에서 ‘과거의 오늘’ 알람이 뜬다. 과거의 나는 터키, 스페인,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홍콩, 마닐라, 제주에 있었다. 횡으로는 불가능한 동선이 종으로는 하루에 가능하다. 놀라운 축지법이다. 오십삼 년 동안 반복했던 ‘과거의 오늘’을 모아 글을 써도 한 편의 여행기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클로드 모네의 그림도 매한가지다. 그 순례작만 모아도 내 마음에 열 개의 별이 뜬다. ‘그림자에도 빛이 있음’을 보여준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를 사랑하여 오르세 미술관 5층에 자리 잡은 그의 그림을 보려고 넓은 역사를 헤맸던 17년 전이 떠오른다. 가쁜 숨을 내쉬며 그림 앞에 섰을 때, 빛이 쏟아져 나왔던 순간. UFO에서 지상에 빛을 쪼이듯 빛의 물살 세례가 퍼부어졌다. 눈물이 그렁그렁했었다. 모네의 그림은 굳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미술관에 그의 그림이 꼭 한두 점씩 전시되어 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인연이 우리를 엮어주는 기분이다. 내 눈에는 늘 그의 그림이 들어온다. 다작의 작가인데다 명성이 높아서임을 감안한다 해도 나의 미술관 순례에는 언제나 그가 동행했다. 볼로뉴 숲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모네의 정원
우여곡절 4000km 유럽 출장기(2) 자꾸 의심하게 만드는 유럽의 네비 독일에서 네덜란드로 들어와 고속도로로 달리며 네이게이션을 세팅했습니다. 암스테르담 외곽에서도 30km의 거리가 나오더라고요. 이쯤 되니 또 네비게이션이 의심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전시장은 암스테르담시 외곽으로 알고 있는데 시내 중심가로 안내를 하고 있었죠. 아니나 다를까 역시… 도착한 곳은 큰 교회 건물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엑스포를 하는 것일까요? 이곳이 전시장일리는 만무하고, 다시 시 외곽의 임의의 주소를 찾아 차를 몰고 달렸습니다. 그랬더니 스키폴 공항 서쪽에 위치한 큰 벌판 한 가운데 덩그러니 온실 같은 곳이 나타났습니다. 다시 여기가 전시장인가 의심이 들 정도였죠. 보통 코엑스나 킨텍스 같은 컨벤션 센터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곳은 그런 곳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나 동아시아 3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곳에 전시장이 덩그러니 있었습니다. 아무튼 전시장으로 진입, 짐을 대략 풀었습니다. 저녁 8시가 넘어가니 빨리 나가라고 재촉을 하더군요. 그래서 세팅은 내일 하기로 하고 일단 철수를 했습니다. 세계를 주름잡았던 네덜란드 늦은 저녁이라 제대로 식사도 못하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신선함의 끝판 왕 딸기 재배를 위해 올 한해 제가 속해있는 충남대학교 영농창업사업단에서는 국내외 현장실습을 참 많이 다녔습니다. 그 가운데 여름에는 교수님 두 분과 저를 포함한 교육생 12명이 3주 동안 해외 선도농가 견학을 목적으로 네덜란드를 방문했습니다. 네덜란드는 대표적인 농업선진국으로, 네덜란드의 프리바 스마트팜 복합 환경제어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친숙할 뿐 아니라, 수업시간과 스마트팜 교육시간에 매번 시설이 크고 배울 점이 많다는 얘기를 들어서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네덜란드에 딱 도착했을 때 끝없이 펼쳐진 평야에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70%가 산지인 우리나라에 비해 거의 국토 대부분이 평지인 네덜란드는 대규모 시설재배를 하기에도 적합하고, 농업인 비율이 인구의 30%나 되어 국가차원 뿐 아니라 유럽 전체 차원에서도 많은 지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한 가지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트에 판매되고 있는 과일과 채소들이 우리나라처럼 예쁘게 진열되어 있지 않고, 농가에서도 별다른 선별과정 없이 마트에 납품하기 때문에 적과나 적화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것은 유럽 전반에 유기농에 대한 분위기가 확산
붕~붕~붕~ 우여곡절 4000km 유럽 출장기(1) 헉;;; 3500km 자동차 출장이라고? 여러분은 3500km의 거리가 얼마정도인지 가늠이 되실까요? 산술적으로 계산해 인천공항에서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하와이까지 7500km입니다. 3500km는 하와이까지 가는 절반거리인 것이죠. 한국 사람의 머릿속에 제일 긴 거리는 서울 부산의 400km 입니다. 그 외에 가장 긴 거리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죠. 서울 부산을 왕복해봐야 800km정도인데 이걸 4.5번 왕복하는 거리입니다. 저도 한국 사람인지라 3500km를 생각할 때 저의 지평이 넓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한반도가 얼마나 작은 곳인지, 게다가 허리가 잘린 남한만의 공간, 그 속에 갇혀(?) 살고 있었던 한 사람이었으니까요. 이번 유럽출장은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독일 한 가운데의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독일 남부도시와 이탈리아 베네치아까지 여정으로 3500km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우여곡절로 4000km 이상 차를 타고 달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허리가 좋지 않고 왼쪽 어깨도 부상을 입어 운전을 잘 할 수 있을까 염려되었지만 막상 운전을 하고 가야할 수밖에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