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노루발 (Chimaphila japonica)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열탕에 들어가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무더위가 찾아오면 꽃을 피우는 야생화가 있습니다. 이 품종의 이름은‘매화노루발’이라 부릅니다. 전국의 나무숲 중에서 빛이 잘 들어오는 장소에 자라는 품종입니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이 시기 즈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를 찾아 나서는 것 같은데 공교롭게도 매화노루발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면서 산속을 오랜 시간 걷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장소가 안면도의 바닷가 솔숲입니다. 전국적으로 솔숲을 살피면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안면도의 솔숲은 매화노루발이 옹기종기 군락을 이루고 모여 자라고 있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인 듯합니다.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솔숲에 쪼그리고 앉아 매화노루발을 감상하다 보면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게 꽃말 하나는 잘 정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화노루발의 꽃말은‘소녀의 기도’입니다. 눈이 부시게 희게 피는 꽃은 다소곳하게 아래쪽을 보고 피어 있습니다. 마치 무엇인가 소원을 빌고 있는 소녀들의 모습과 같습니다. 무더위 피해 바닷가를 찾아간다면 솔숲을 조용히 살펴봐 주세요. 기도하는 소녀들의 모습
[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10] 꽃범의 꼬리 (Physostegia virginiana) 폭염으로 지치고 힘이 들고 거기에 더하여 기록적인 폭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름이지만, 이 힘들고 어려운 날이 며칠쯤 지나면 뜨거운 기온도 어느 정도 참아낼 수 있는 기온으로 바뀔 것입니다. 기온이 조금 바뀐 것을 느끼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어느 틈엔가 하늘의 높이가 높아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 무렵이면 화단의 한쪽에 무리 지어 꽃을 피우고 있는 야생화가 있습니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식물로 우리나라 야생화인 범꼬리와 닮았으나 꽃이 크고 화려하기 때문에 ‘꽃범의 꼬리’라고 불리게 된 식물입니다. 이 품종은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모종을 구해 화단 한쪽에 심어 두는 것으로 자리를 잡고 포기를 늘리며 여름이 지나갈 즈음이면 화려한 꽃을 피워주는 예쁜 꽃입니다. 꽃이 피는 것을 보면 아래쪽부터 위로 순차적으로 피어나기 때문에 개화기도 긴 것이 특징입니다. 무더운 시기가 지나가는 계절이라 그런지 꽃범의 꼬리의 화려함에 반한 것인지 벌과 나비들도 잔칫상을 벌여놓은 듯 달려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꽃범의 꼬리의 꽃말은 ‘추억’ 혹은 ‘젊은 날의 회상’이라고 합
[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21] 맥 문 동 무더운 여름이 되고 그 무더위의 중간쯤이 되면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자랑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뜨거운 날씨 속에 움직일 엄두도 나지 않을 것 같은데 그 폭염을 뚫고 나들이를 나간 분들을 보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자랑하는 그곳에 가 보면 더위를 잠깐이라도 잊을만합니다. 여름의 중간쯤부터 사람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꽃이‘맥문동’입니다. 사실 맥문동은 약용식물로 밭에서 재배하던 식물입니다. 강인한 생명력과 여름의 꽃이 볼만하다는 이유로 아파트 등 화단의 나무 아래에 심겨지던 것이 어느 때부터인가 각 지자체가 공원 등에 대단위로 심기 시작하고, 그 꽃이 피면 사람들은 맥문동 꽃을 감상하기 위해서 나들이를 떠나게 되고, 다녀와서는 보라색 물결을 이룬 사진을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보라색은 권력과 사치를 연상하는 색상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술적으로는 신비롭고 우아하며 고귀함을 표현하기도 한다네요. 맥문동은 운이 좋은 야생화라 생각됩니다. 잡초처럼 취급되던 것이 약재 생산을 위하여 밭에서 재배되며 농민들의 소득원이 되어 농민들을 즐겁게 하더니, 어느 순간 화단을 장식하는 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