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범의 종횡무진 고고(古考)한 이야기 (2)] 일제강점기 ‘서울 구(舊)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을 발견하다. ▲ 서울 구(舊)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처음 발견 했을 때 모습 조사와 발견과정 근대산업문화유산이란 산업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공장과 시설물을 말한다. ‘산업문화유산’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람들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장의 굴뚝을 떠 올리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약간의 연배가 있는 분들은 우리가 산업화를 이룬 1960~1970년대의 사회상을 함께 떠 올리며,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방문 길에 검은 연기를 내뿜는 공장의 굴뚝을 한없이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는 에피소드를 생각해 낼지도 모르겠다. 공장은 산업시설 그 자체이니까?! 서양에서는 그리고 우리와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근대산업유산’은 공장의 굴뚝 이미지와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 그래서 제일 먼저 산업혁명을 통해 근대산업국가의 입지를 굳힌 영국에서 공장의 굴뚝을 통해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로 인해 도시가 오염되고, 산업화의 산물인 공장 굴뚝의 검은 연기가 영국 특유의 안개와 결합되어 스모그(smog = smoke + fog)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조경철의 한국사칼럼 27] 무령왕릉 진묘수, “너를 천년동안 지켜줄게” 백제는 흔히 ‘잃어버린 왕국’이라고 합니다. 잃어버린 게 많아서인지, 잊은 게 많아서인지, 빼앗긴 게 많아서인지 모르겠지만, 700년 역사에서 남아있는 것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아마 일제강점기 상당 부분 도굴 또는 도굴에 가까운 발굴로 상처를 입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령왕릉은 구사일생으로 도굴되지 않았습니다. 1971년 발굴됐으니 올해로 벌써 발굴 50주년이네요. 무령왕릉이 도굴되지 않은 건 일종의 행운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발굴(도굴)자의 착각 덕분이었지요. 가루베 지온(1897~1970)은 송산리 고분들을 발굴하면서 무령왕릉을 능이 아닌 언덕으로 생각했습니다. 1971년 여름 어느 날, 긴 장마에 대비하여 송산리 고분의 배수로를 만들던 중 땅을 파던 삽 끝에 무언가 걸렸습니다. 아래를 파보니 그곳에는 한 번도 손대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무령왕릉이 있었습니다. 무령왕릉 안에는 능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지석(땅속에 묻는 비석)을 비롯해 수없이 많은 유물이 들어있었습니다. 무령왕릉의 입구는 벽돌로 막혀있었는데, 벽돌을 허물자 안개인 듯, 수증기인 듯한 기운이 뿜
[조경철의 한국사칼럼 36] 왜 일본은 우리를 무시하는가? 요즘 한일 관계가 뜨겁습니다. 위안부, 징용, 독도 등등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뜨겁긴 한데 우리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일본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서술했습니다. 엄연히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인데 이웃나라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것도 초등학교에 교과서에 실었으니 말입니다. 일본의 초등학생들이 커서 어른이 된다면 독도를 ‘무력’으로라도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웃나라가 우리 땅을 자기 땅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이웃나라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왜일까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일일까요. 역사를 한 번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5천 년 역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사건은 무엇일까요? 일본과의 싸움인 임진왜란이라고도 하고, 청나라에 굴복한 병자호란이라고도 하겠지만 압도적인 대답은 역시 일본에게 36년간 나라를 빼앗긴 것이라고 여길 것입니다. 5천 년 역사를 이어가다보면 이런저런 역사적 사건들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임진왜란처럼 방심하여 왕이 나라 끝 의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