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배달된 물품들 코이카-NGO 봉사단 파견 보따리 커다란 택배 상자 하나가 집으로 배달됐다. 누가 보냈을까 의아해하며 수신자로 내 이름이 적힌 박스를 조심스레 뜯었다. 코이카 엔지오 봉사단으로 파견 가는 단원에게 전달된 물품이다. 이민 가방에 담긴 품목 하나하나를 꺼내 살피니 파견기관의 세심한 정성이 녹아있다. 비상약품 세트와 긴급 재난 사항을 대비해서 꾸린 안전물품 배낭 외에도 의류와 수저세트 등의 물품으로 가득했다. 텀블러와 코로나 키트 챙 넓은 모자는 현지 생활에선 없어서는 안 되는 쓰임새 많은 용품이라 기관의 배려가 더욱 뭉클하게 다가왔다. 물품을 받고 나니 파견이 코앞이라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졌다. ‘이제 며칠내로 한국을 떠나 르완다로 나가는구나.’ 졸지에 5방의 예방주사를 한꺼번에 접종하느라 왼팔과 오른팔에 나눠 맞았던 자국에서 후끈한 기운이 전해졌다. 12월 3일, 온라인으로만 만나왔던 파견 단원들은 파견식 행사를 위해 명동의 유스호스텔에 모였다. 파견식 행사를 진행하는 KCOC(Korea NGO Council for Overseas Development Cooperation,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관계자들은 따뜻한 마음으로 봉
르완다 아카게라의 밤하늘은하수와 별자리에 홀리듯 빠져든 날 선선한 초저녁 바람이 불어오자 삼삼오오 모닥불 앞으로 모여들었다. 진홍색 노을이 서편의 하늘가를 물들이니 빨간 불꽃색이 더욱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아카게라의 캠핑장은 전기펜스를 둘러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는 공원 내의 안전지대다. 범상치 않은 동물의 울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고 풀벌레 소리가 점점 선명해지면 사방은 온통 고요와 적막으로 뒤덮인다. 이 무렵이면 유럽 사람들은 대체로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눈다. 캠핑장에 놓인 의자에 모여들지만 대부분은 준비해 온 개인용 간이 의자를 펼쳐서 대형을 만든다. 저녁은 샐러드와 샌드위치로 간소해서 담소에 집중하느라 먹는 것은 그다지 중요치 않은 느낌을 준다. 반면, 우리 한국팀은 캠핑장의 한구석에 위치한 불판 주변으로 모였다. 이번에도 장작불 위에 삼겹살을 구워 낼 계획이다. 지난번 우기철에는 물을 머금은 나무에 불을 붙여서 밥을 지어먹는 게 쉽지 않았는데, 건기의 장작은 화력이 무섭게 타오른다. 나무의 은근한 향기에 어우러져 지글지글 노릇노릇 기름기가 쏙 빠지게 익어가는 목살을 여럿이 함께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 형언키 어려운 황홀함이다. 기온이 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