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국악의 메카, ‘목포의 위엄’ 판소리하는 딸아이가 그간 제법 자라나 여기저기 자리에 불려 다니게 되면서 자주 듣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왜 목포에 오게 되었어요?”, “아~ 예, 판소리사를 공부하다 보니 목포가 20세기 판소리사에서 어마어마한 곳이더라고요...” 하고 시작되는 긴 이야기. 현대 판소리사에서의 목포의 위엄은 실로 대단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민족 국악의 메카인 목포 판소리 역사의 주요 인물들, ‘목포의 위엄’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장월중선’에 의해 설립된 ‘목포국악원’ 20세기 목포 국악의 산실은 ‘목포국악원’에서 출발합니다. 목포국악원은 임방울의 라이벌이었던 장판개의 조카 ‘장월중선’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국악원의 초대 원장은 김창훈, 강사는 장월중선이 맡았죠. 목포 국악원의 초대 강사 장월중선(장순애, 1925~1998)은 전통 예인 집안 출신이었는데 판소리, 가야금, 가야금병창, 거문고, 아쟁, 전통무 등에 두루 뛰어난 타고난 예인이었습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국악 스타였던 임방울의 협률사 및 국극사, 조선창극단 등의 창극 단체와 여성국극협회, 임춘앵이 만든 여성 국극단체 등에서 배우로 출연하였고 그곳에서 여러 작품들을 작
[임작가의 K-Classic(국악) 톺아 듣기] 안숙선 명창의 Last Dance; 2024 국립극장 ‘송년 판소리’ 후기 북쪽 한파가 내린 맑고 높고 추운 날이었다. 국립극장 산기슭 구석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한파를 피해 웅숭그린 몸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몇 개월 전 민속극장 풍류의 제자발표회에서 뵈었을 땐 건강이 좋아진 모습을 보이셔서 전설의 ‘쑥대머리’를 직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전성기 시절 안숙선 명창의 춘향가 앨범의 쑥대머리 대목을 서울을 향하는 차 안에서 즐겁게 또 잔뜩 들어둔 터였다. 매년 구하기 힘든 국립극장 송년 판소리 좌석표라 하루에 두세 번씩 극장 사이트에 들어가 빈자리가 혹시 없나, 더 좋은 자리가 없을까 하고 2층 끝자리에서 자리를 바꾸기 시작해 공연 이틀 전 기적적으로 1층 두 번째 줄 가운데 자리가 하나 비워져, 환호를 지르며 서둘러 자리를 확보한 참이었다. 혹시 엔딩쯤에 한 두 컷이라도 귀한 선생님의 모습을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커다란 카메라를 챙겼다. ‘왜 홀로그램을... 선생님 몸이 많이 아프신가?’ 공연이 시작되고 컴컴해진 장내, 엷은 조명이 켜지고 사람들의 박수와 함께 홀로그램 속 주황색 한복을 입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