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 좀 하시나요? 고래가 물속에서 사는 것보다 인간은 ○○에서 더 오랜 시간 머문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국민 일일 시간활동 양상에 따른 개인 노출평가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21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고 합니다. 고래들이 물속에서 지내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우리는 인공구조물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최근 중국발 미세 먼지와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체류 시간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화를 거쳐 정보화 기술의 가속화로 인간이 만든 또 다른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로 우리 자신을 내몰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연효과는 용량 의존적 공간이란 것은 우리 몸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환경을 오감으로 느끼고 경험하고 소통하는 물리적인 장소입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자연과의 감각적인 접촉을 스스로 차단하면서 ‘자연결핍’으로 고통하고 있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다중감각적인 이점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만병의 근원이라고 여기는 정신생리학적인 스트레스가 자연에 노출되었을 때 회복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거의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트레스의 생리학적 지표인 심박수와 피부 전도도는 인공물 환경보다 자연에 있을 때 더 빨리 평소 수준으로
내 인생의 방향키를 돌고 돌리며… 얼마 전 100세 시대 관련 책을 읽다가 자신의 인생을 적어보라는 문구에 한번 정리를 해야지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이렇게 일본에서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와 인터뷰를 하게 되니 제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네요. 일본에 대한 관심 어렸을 때, 친척 중 할머니 한 분이 일본에 살고 계셨습니다. 일본에서 온 선물을 받곤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막연했지만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또 터울 있는 큰 오빠가 여행사에서 사진사로 근무하는 것을 보며, 나도 대학가면 일본어를 전공해 여행사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전문 학원을 다니며 일본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 당시(1982년)만 해도 일본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아,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에 대한 시선도 따가웠던지라 책을 보이지 않게 커버를 씌워 들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지금처럼 미디어 자료도 많지 않아, 일본 영화를 접하기 위해 일본문화원에 가기도 했습니다. ‘이 사람 혹시 간첩 아닌가?’ 남편을 만나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한국중소기업의 금속기술 연구소에서 일본과의 기술협력을 위한 번역, 통역 업무를 했어요. 하지만 적
신뢰의 군불 지피기 43.5도씨. 현재 나의 온도. 당장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걱정 마세요. 중고거래로 유명한 앱의 제 매너온도랍니다. 수년 전, 유명했던 한 중고거래 카페에서 아이폰을 구입하려고 한 적이 있었어요. 중고거래 경험이 별로 없었던 저는 순진하게도 판매자를 믿고, 물건을 받기 전에 먼저 돈을 송금했는데 보기 좋게 먹튀를 당했죠. 그 뒤부터 중고거래를 할 때 마다 또 사기를 당할까 늘 걱정을 하며 안전거래 결제 서비스 등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알게 된 앱인데, 동네에서 직접 만나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2020년 5월, 내게 잘 맞지 않았던 커블체어를 흐뭇한 가격에 판매한 게 첫 거래의 시작이었어요. 그 뒤로 주위 분들에게 거래를 부탁 받을 정도로 즐겨 사용하고 있지요. 아빠는 뚝딱 물건을 팔고 사는 제가 신기하셨나 봐요. 스티커를 붙여 내다놓아도 가져갈까 말까 한 책장들까지 팔아보라고 은근히 푸시하시더라고요. 물론 시행착오도 꽤 있었습니다. 보온용으로만 사용할 밥솥이라 저렴하게 사와 뿌듯해 했는데, 무료나눔 해도 시원치 않을 물건을 사왔다고 핀잔을 듣기도 했죠. 하여튼 내가 필요한 물품들뿐 아니라
엄마까지 감동시킨 나의 추억이야기, ‘17년 전’ 오늘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친구들에게 학교 신문을 가져 갈 사람은 가져가라고 말씀하셨다. 나의 글을 눈여겨 읽고 일부러 소리 내어 읽는 친구들이 나를 민망하게 만들어 살짝 미웠다. 학교 신문에 실린 나의 글 ‘사치’ 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글은 아니다. 멋진 친구들의 글 사이에 나의 초라한 글이 껴있으니 민망할 뿐이었다. 다른 친구들의 글을 읽다 딴짓할 겸 내 글을 펼쳐 읽어보았다. 그러다 예전 100일 글쓰기 활동 때 내가 썼던 글을 다시금 꺼내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보니 괜히 엄마께 내 글을 읽어주고 싶었다. 그때 엄마는 엄마 미소로 나를 바라보며 내 글을 칭찬해 주셨다. 기분이 좋아졌다. 엄마의 칭찬 몇 마디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용기 내어 엄마께 나의 글을 보여주었다. 제목은 ‘17년 전’ 이다. ‘17년 전’ 이라는 글에서 내가 어릴 적 가족과 현재 우리 가족들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울컥해 떨리는 목소리로 글을 읽기엔 부담스러워 엄마께 나의 글을 떠맡겼다. 엄마는 몇 자 소리 내어 읽으시다가 눈물을 흘리셨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눈물이 나왔다. 추억 팔이로 나의 글 몇 개를 읽
가르치는 즐거움을 선사한 10반 꽃봉오리들에게 “어느 순간부터 학교를 옮기면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나? 그것부터 살피게 되었네.” 나를 아끼던 교장선생님께서 당신의 경험담을 말씀하시며,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승진 준비를 해놓으라고 조언하시던 게 생각나는구나. 더 나이 먹으면 학생들도 꺼릴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부담스러운 존재가 된다는 말씀이셨지. 선생님도 이번에 학교를 옮기면서 이 말씀이 쟁쟁했단다. 나를 반기지 않으면 어쩌나, 익숙하지 않은 업무를 맡아 쩔쩔매면 또 어쩌나, 한걱정이었지. 이십 년만 근무하면 그 다음부터는 ‘덤’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그에 따라 요구하는 삶의 무게도 보태져 꾸역꾸역 일을 헤쳐나가야 해서, 선뜻 일을 그만둘 수가 없었단다. ‘덤’마저도 더 달라고 보채는 형국이었지. 그리고 너희를 만났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고, 사소한 이야기도 크게 공감하는 너희를 보면서 이것이 하룻밤 꿈이면 어쩌나 밤잠을 설쳤단다. 어느 날은 나보다 더 나이가 많으신 선생님이 부임했다고 하면서 내가 맡은 과목과 업무를 다른 분이 맡아야 하니 내놓으라는 꿈까지 꿨단다.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내가 얼마나 너희를 가르치는 일에
수리산이 나는 좋더라 제가 살고 있는 군포는 크기 면에서 전국에서 가장 작은 시 중에 하나이지요. 이 도시로 14년 전에 이사와 지금까지 살아온 저에게 누군가 “군포는 뭐가 좋아요?”라고 묻는다면 지체 없이 이렇게 말할 거예요. “우리는 수리산이 제일 좋아요”라고요. 사실 어딜 가나 산 밖에 없는 강원도 산골에서 자란 저에게 처음부터 수리산이 그렇게 매력적인 것은 아니었죠. 하지만 도시 생활이 깊어질수록 수리산은 매력을 넘어 저에게 너무나 고마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물론 수리산 속에서 꾸준한 운동(달리기와 자전거)과 등산, 산책을 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도시 아주 가까이서 사람들을 이렇게 넉넉하게 안아주는 산은 드물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수리산이 왜 좋은지 이야기해야 하는데, 조금 색다른 면을 말해 보려 합니다. 바로 ‘수리산의 어둠’이지요. 새벽어둠_청각과 후각, 공간감의 놀라운 확장 새벽녘 날이 밝아오기 전, 수리산 바로 아래 자리 잡은 납덕골 계곡에 들어찬 어둠을 뚫고 달려보신 적이 있나요? 자전거로도 좋고요. 띄엄띄엄 놓인 가로등 불빛, 그마저도 없는 길을 달리다 보면 청각과 후각이 아주 예민해 집니다. 주변 풍경이 어둠에 지워진 공간속에
최강 약골, 드디어 달리기 시작하다 “아이쿠~ 발목아” 출근길 내려가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또 오른쪽 발을 삐끗했다. 이번 발목 부상도 왠지 꽤 오래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이 되니 발목이 퉁퉁 붓고 걸을 때마다 통증이 온다. 회사 근처 단골병원에 들러 X레이 사진을 찍고 진찰을 받았는데 선생님의 표정이 안 좋다. “이번에는 또 어쩌다가 다치셨어요? 자꾸 이렇게 다쳐서 어떡해요.” 발목에 인대가 또 늘어나 당분간 병원에 나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발목 때문에 9개월 동안이나 도수치료를 받고, 치료를 받는 중간에도 괜찮아졌다가 다시 다치기를 반복하니 도수치료사 선생님도 이런 환자는 처음이라고 할 정도였다. 병원 직원들도 이제는 내가 병원 입구만 들어가도 알아서 접수를 해주었다. 발목 힘을 기르겠다고 산 마사이족 신발, 쿠션이 좋은 운동화, 발목을 잡아주는 운동화, 발목 보호대, 발 마사지기, 힘줄과 연골 강화에 좋은 건강식품 보조제, 염증 치료에 좋다는 강황가루 등 발에 쓴 돈만 해도 몇백만 원은 되었다. 거기다 9개월 동안 받은 도수치료와 병원비 약 값까지 1년간 쓴 돈을 합치면 몇 달치 월급은 훌쩍 넘었다. 원래 발에
5월, 내면의 어린 나에게 선사하는 어린이날 선물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대형마트, 백화점의 장난감 판매대가 수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엄마 아빠 손을 붙잡고 온 아이들, 손자, 손녀를 데리고 나오신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이모, 삼촌, 고모까지 온 가족이 아이 한 명을 위해 이 하루를 보낸다. 놀이 공원은 이날이 대목이라 각종 행사를 열어 어른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놀이 기구 하나 타기 위해 엄청난 줄을 기다려야 하지만 이날만큼은 아이를 위해 수고스러움을 감수한다. 식당마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 메뉴를 홍보한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식당들은 이른 시간부터 입장하기 쉽지 않다. 입맛 까다로운 할아버지도 손자 손녀의 입맛에 맞춘 음식을 드신다. 흔히 볼 수 있는 어린이가 왕이 되는 이 날의 풍경이다. 아이들에게 어린이날은 갖고 싶은 선물을 받고 맛있는 거 실컷 먹고, 온종일 놀아도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는 날이다. 옛날과 달리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아이들에겐 선물보다 학원가지 않고 자유로이 놀 수 있는 이날이 손꼽아 기다려질 것이다. 불과 한 두 해 전까지 만해도 나 역시 어린이날마다 몸과 마음을 바쳐 아이들에게 봉사했다. 하지만 청소년
버려진 것들의 외침 “장소가 어디라고요?” “장소가 어디라고요?”, “서대문 양지 커피숍입니다.”라는 말에 조금 의아했다. 이제까지는 무대에서 여러 명의 무용수들이 공연 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 요즘은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하는 예술 분야가 많으니 어떤 장소든 무대가 되겠거니 했지만, 그래도 현대무용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름도 약간은 촌스럽게 여겨지는 ‘양지 커피숍(?)’이라는 말에는 조금 의구심이 가기는 했다. 아무리 넓은 커피숍이라고 해도 무용을 할 만한 무대를 만들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일단은 내가 이제까지 보아오면서 느꼈던 선입견은 다 버려야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가기로 했다. 초행길이라 헤매며 겨우 간판을 발견했는데, 옛날에 다방커피가 나왔던 그런 느낌이었다. 멋있고 세련된 간판일거라 생각했던 터라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실내는 인테리어를 새로 해서 조금 다르겠지!’라는 기대를 또 하고 말았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들어가는 입구부터가 낡을 대로 낡은 지하로 들어가도록 안내를 했다. 계단을 조심스레 내려가다 보니 바닥, 벽은 물론 무대로 쓰일 공간도 마찬가지로 오래전에 사용한 그대로였다. ‘어, 이런 곳에서
조금씩 익어가요 2022년 11월 15일 <충주 문해 한마당> 잔치가 충주시 호암체육관에서 열렸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열리는 행사였다. 이날 <충주시 문해 교육 시화전>도 함께 열렸는데 나는 전시된 작품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그분들이 보낸 지나간 이야기를 모두 듣는 듯 했다. 딸 아들 눈으로 보던 세상 내 두 눈으로 세상을 보려 하네 지금 너무 즐겁지 아니한가 밝은 세상 한 번 살아보자! 한글을 배우니 즐겁습니다. 배우지 못한 한이 조금은 풀린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하하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 충주문화학교 오늘도 같은 반 친구들과 하하호호 정말 재미있다 버스 앞에 쓰인 행선지를 읽을 줄 몰라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낯익은 운전기사 얼굴만 보고 탔는데 다른 곳으로 가는 버스였다면서 눈물을 흘리던 모습, 가방 메고 학교 가는 모습이 제일 부러웠다면서 꼭 책가방 메고 다니시던 모습, 길거리에서 간판을 읽었다고 자랑하시던 모습 등이 작품 위로 떠올라서 남다른 감회와 뿌듯함을 느꼈다. 나는 2000년 8월에 명예퇴직으로 교직 생활을 마감하고 “글을 모르는 분들을 가르치는 곳이 있으니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