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에 담긴 당신의 마음 이야기] 오늘 당신의 마음은 어떤 색인가요? “마음이 복잡해?” 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 세화가 이끈 곳은 요즘 데이트 장소로 주목받고 있는 컬러링 미술 카페였어요. ‘컬러링’은 인쇄된 도안에 색연필, 마커, 펜과 같은 비교적 간편하고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색을 칠하는 미술 활동이죠. 최근 어른들을 위한 색칠 놀이라는 타이틀로 출간되는 컬러링북도 많고,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탁한 회색 벽에 가로막힌 것 같은 마음이 무겁고 답답한 날이어서 그랬을까요? 집중과 열정, 자신감이 느껴지는 노란색을 커다란 캔버스 가득 채우고 싶었습니다. 색을 칠하는 동안 복잡했던 생각들을 잊고 잠시 마음의 휴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색은 감정을 담고 있어 그저 바라보고 느끼고 칠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에 위로와 힘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분, 바쁜 일상에 멈춤이 필요한 분, 불안과 걱정에서 잠시 빠져나오고 싶은 분들에게 컬러링을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컬러링의 매력은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긍정 심리학(Positive Psy
[선에 담긴 당신의 마음 이야기 10] 마음을 알아가는 드로잉 시간 ▲ Photo by Heather McKean on Unsplash 초등학교 때, 친구에게 알록달록 귀여운 지우개를 선물 받은 적이 있어요. 너무 예뻐서 보물 상자에 고이 담아두었죠. 한참을 흐뭇하게 바라봤는데 여섯 달쯤 지났을까요? 조심스레 꺼낸 지우개는 찐득찐득해져 케이스에 붙고 엉망이 돼서 무척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우개를 오랫동안 그대로 두면 녹아내려 버린다는 걸 몰랐던 거죠.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도 제대로 들여다보고 알아가지 않으면 온전하게 지켜낼 수 없다는 걸 배웠습니다. 소중하다는 걸 잘 알면서도 제대로 들여다보기 어려운 대상이 있으세요? 어쩌면 그 대상이 ‘나의 마음’은 아니었을까요? 마음을 알아가는 1단계 - 시선 가져오기 작년부터 육아로 힘든 엄마들을 위해 힐링 드로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만나 함께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죠. 하지만 저희가 드로잉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는 것은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드리는 일입니다. “오늘은 어떤 아침을 보
“나도 건물 그려보고 싶다!!” 그림을 배우다 보면 다양한 소재를 그려보게 됩니다. 그 중 그림을 포기할까 하게 만든 것이 바로 건물이었습니다. 공간 지각력이 부족한 편이라 주차를 배울 때도 애를 먹었던 사람이기에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건물의 두께, 거리에 대한 이해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결국 두세 번 정도 건물을 그리고 실망하는 마음에 더 이상 그리지 않았습니다. 몇 시간 동안 힘겹게 그린 그림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저의 부족함과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노력하는 동안 행복하지 않은 작업을 피해버리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대신 자연물을 계속 그렸습니다. 두 번의 작은 전시회를 열면서 저는 두 번 모두 꽃과 나비 등 자연물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워낙 꽃을 좋아하기도 하고 잘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 편안한 마음이 드는 소재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모란을 그리면서도 유럽의 웅장한 건물 그림을 슬쩍슬쩍 쳐다보며 마음 한구석에 남는 미련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포기했던 건물 그림에 대한 아쉬움이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마카 드로잉’을 시작한지 4년. 계속된 미련과 아쉬움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이번에도 마음에 들
[선에 담긴 당신의 마음 이야기 12] 우리 같이 낙서해요~~ 학창 시절 교과서에 했던 낙서들 기억하시나요? 동그라미, 네모에 색을 채우는 것을 시작으로 점점 정교해지는 낙서의 퀄리티. 교과서 속 인물들의 헤어스타일을 바꿔주고, 말풍선을 만들어 글을 적으며 친구와 키득키득 숨죽여 웃었던 기억. 때론 치열해보일 정도로 낙서에 집중을 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혹시 내가 그림 천재는 아닐까?’ 의심되는 훌륭한 작품들이 나와 자랑하고 돌려보는 일도 있었지요. 우리는 언제 낙서를 하게 될까요? 꼭‘낙서를 해야지!’라고 마음먹지 않아도 그저 손에 잡힌 펜과 종이가 있으면 무심코 끼적끼적 그림을 이어가기도 하고, 전화를 받는 동안 상대방이 말한 단어를 의미 없이 반복해 보기도 합니다. 어쩌면 채워지는 여백에 마음도 같이 채워지는 것 같아 더 열심히 손을 움직였던 것도 같습니다. ‘그림을 그려보자~’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그림을 못 그린다고 손사래를 치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아마도 우리가 미술 시간에 배웠던 비율, 빛과 어둠의 표현, 구도와 자세, 소실점 등의 기법들이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고, 그림에 대한 흥미를 부담감으로 바꾸어 놓았을지도
[선에 담긴 당신의 마음 이야기 16] 공간이 주는 힘 10여 년 전 사랑하던 사람과 갑작스럽게 헤어졌습니다. 자의였지만 상황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이별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원망해야만 할 것 같았고 상황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소식은 정말 빠르게 퍼지는 것 같습니다. 위로 문자와 전화가 빗발쳤지만 모두 피했습니다. 그때는 그것들이 위로라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타인의 불행과 슬픔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행동이다는 비뚤어진 판단이 제 마음에 가득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저는 자발적 고립을 선택했습니다.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티켓만 구매해 계획 없이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아침잠이 많은 사람인데 이상하게 오전 4시만 되면 눈이 떠졌고 뜨는 해를 보며 제주 올레길 하나 하나를 완주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20대 때 유럽여행을 하면서 발에 물집이 터졌던 그때처럼 발 상태가 엉망이 되었지만, 생각 없이 무작정 걸었습니다. 처음 며칠은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배가 고파지더군요. 그럼 눈에 보이는 작은 식당에 들어가 혼자 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제주의 바다를 바라보았습니
[선에 담긴 당신의 마음 이야기 15] 반성하되 자책하지 말기! “내가 하는 일이 늘 그렇지…” “이번에도 실패 하겠지.” “안될 거야. 난 부족하니까.” 어떤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할 때까지 제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던 말들입니다. ‘프로 자책러’ 과거의 저에게 딱 어울리는 별명이었죠. 자책은 얼른 보기에는 반성과 닮아있지만, 그 본질은 조금 다릅니다. 반성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언행에 대하여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봄’이고, 자책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결함이나 잘못에 대하여 스스로 깊이 뉘우치고 자신을 책망함’입니다. 나의 실수나 실패에 대해 스스로 깊이 뉘우치는 것은 호전적이지만 잘못을 꾸짖거나 나무라며 못마땅하게 여기는 책망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죠. 그래서 우리는 실수나 실패에 대해 반성을 하는 것은 지향하지만 지나친 자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합니다. 작거나 큰 실수, 모든 나의 선택에 있어 자책투성이였던 그 시기, 누군가가 저를 탓하지 않아도 저는 저의 행동 하나하나 곱씹고 비난하고 책망했습니다. 처음 대학 강의를 했을 때입니다. 학기 말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받고는 혼자 화장실에 들어가 30분을 펑펑 울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