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두 번 사는 여자
하루를 두 번 사는 여자 고등학생인 큰 아이는 새벽 6시 반이면 스쿨버스를 탄다. 덕분에 나의 하루도 꼭두새벽부터 시작된다. 아침잠 많은 나로서는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지만, 어찌 됐건 식빵을 구워 치즈와 햄을 올린 샌드위치로 도시락을 싸고, 아이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그러는 중에 중학생인 딸아이도 잠에서 깨어 돌아다닌다. 하지만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그보다 더 일찍 일어나 도시락과 아침을 미리 준비해 놓고 내가 먼저 수업을 위해 방에 들어간다. 새벽 여섯 시, 혹은 일곱 시, 때론 여덟시. 나는 강의를 듣기도 하고, 토론에 참여하기도 하고, 내가 강사로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무슨 새벽부터 수업인가 싶겠지만 사실이다. 내가 참여하는 수업들은 거의 다 줌 그리고 한국,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새벽은 그들의 저녁, 나의 아침은 그들의 밤이다. 나는 하루를 두 번 혹은 세 번 사는 여자다. 나의 하루는 새벽에 한국과 한번, 현실로 돌아와 미국과 한번, 오후 세시 반쯤 한국의 새벽과 한번 이렇게 몇 번을 새로 시작한다. 오전 7~8시쯤 강의를 듣거나 수업을 하고 한국에 있는 그들과 굿나잇 인사를 나눈다. “모두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