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남기는 무게감 삶의 기한
마지막이 남기는 무게감 삶의 기한 장인어른의 소천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일손을 중단했다. 나는 현재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봉사단원의 신분으로 있으니 특수한 상황을 적용받아서 한국에 다녀오는 수밖에 없다. 부모와의 이별을 경험해 본 적 없는 아내의 음성은 슬픔으로 떨렸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야 하는 때란 걸 직감하게 만들었다. 월요일쯤에 주치의의 소견서를 받아서 약간의 절차를 밟고 토요일에 출발하는 비행 편을 예약했다. 일주일 안에 심장의 작동이 멈출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그간 심장박동기의 도움을 받아서 팔십 중반을 넘기신 것도 운이라면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소견으로 인해 자녀들이 다시 모이고 있다. 해외에 나가 있던 자식과 사위, 손주며느리까지 속속 입국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삶이 마무리되는 시간의 자리엔 묵직한 진중함이 흐르고 세상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잔잔한 애도가 깃드는 듯하다. 아직 학기 중이지만 기꺼이 잘 다녀오라고 위로하는 교장과 선생님들 그리고 학생이 있다. 내게 주어진 2주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 모든 일이 조화롭고 순적하게 진행될지 알 수 없지만, 오늘 오후면 비행기에 몸을 싣고 지구 반대편을 향해 이동하고 있을 것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