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양반사회》 586, 그들이 말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김은희, 2022) 한 시대가 가고 새 시대가 도래하는 전환기에, 일단 과거를 정확하고, 정직하게 돌아보는 것이,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미래를 조심스럽게 전망함에 있어 아주 중요합니다. 국외적으로 사방이 무시무시한 적들로 둘러싸인 한반도이기 때문에, 어느 민족보다도 국내적 정치 변화에 모든 백성들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완전히 무관심한 두 가지 극단을 벗어나, 매우 슬기롭게 대응해야 난관들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치변혁은 매 10년마다 일어난다는 공식같은 현상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5년 만에 깨어졌는데, 이것을 어떻게 해석,판단하며 또 어떤 행동을 앞으로 해야 할지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못했으면 이렇게 되었을까 싶기도 하고, 또 정반대로 국민들이 성급한 변화를 요구했다고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판단을 내리는 일에 도움을 받을 디딤돌로, 위의 제목으로 갓 나온 따끈따끈한 책(2022년 3월 4일 출간)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먼저 이 책의 장점(A)을 소개합니다. A.1. 좌파에 속했지만, 가끔 우파와 좌파의 균형추와 같
일, 쉼, 놀이는 건강한 우리의 삶을 위한 삼위일체 ‘생활여가연구소’ 옥성삼 소장 “사람들이 일하고, 쉬고, 놀이하는 것은 각각 독립되어 있는 것 같지만, 우리의 삶은 어느 한가지만으로 이뤄지거나, 한 가지가 없어도 지속 가능하게 계속 유지 될 수 없어요. 일, 쉼, 놀이는 우리의 실제 삶을 이루는 기본요소로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합니다. ” 중2,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지다 돌이켜보면, 제겐 중2때 세상을 바라보는 뼈대가 거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인생을 도덕적으로만 살아야하나? 하나님은 세상을 왜 만드셨지? 무엇을 하며 사는 게 재밌고 바람직할까?… 삶의 근본적인 고민들을 이때 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아버지가 중3때 뇌종양으로 쓰러져 7년을 누워계시다 소천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 “이럴 수가 있느냐”며 막 따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제가 신학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하여튼 그렇게 신학교를 갔지만, 그곳에서의 저의 모습은 한마디로 자유로운 영혼이었죠. 3년 정도 하나님께 기도하며 제가 목사가 될 확실한 증표를 달라했습니다. 묵묵부답 이시길래 ‘아~ 이 길이 아니구나’하며 포기했어요.(웃음)
[러시아 문학, 도스또옙스끼 3] 도스또옙스끼, 한국인에게 너무나 어색하지만 꼭 필요한 문학가(3) : 도스또옙스끼 기독교의 한계 2022년에 들어오면서, 전염성은 강하나 독성은 약한 것으로 평가된 오미크론 변이가 전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되면서, 코로나에 대한 걱정은 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그것보다 훨씬 긴급하게 우리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며 매일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소식은, 우크라이나로의 진격의 방향타를 결정적으로 쥐고 있는 어떤 인물에 대한 것입니다. 그는 러시아 장기집권자로, 러시아 젊은이들 80%의 지지를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뿌띤(1952~)입니다. 러시아와 서구 사이의 지정학적인 외통수 지역과 같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돈바스에서의 분쟁으로 인한 서유럽-미국과 러시아의 대결구도는 어제 오늘에 형성되어진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 우리가 더 깊은 관심을 가지는 사항은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 첫째, 외적으로 뿌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 하는 것보다, 그와 러시아인은 대체로 어떤 정치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느냐는 겁니다. 먼저 뿌띤은 1) 뻬떼르부르그에서 갑자기 부자가 된 전직 KGB요원으로, 2) 혼란스러운 러시아의 정치역사에서 보드카 중독
한옥에 현대적 숨을 불어넣다‘김원천’ 한옥건축가 회사명이 ‘참우리건축’인데요, ‘참우리’의 뜻이 무엇인가요? (양진용 학생기자) 참(旵)의 한자는 ‘햇살비칠 참’으로 날 일자에 뫼산이 아래 있어요. 2014년 한옥을 짓는 장인들, 건축가들이 모여 돈으로 일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사람을 위한 진짜 집을 지어보자는 마음에 ‘참우리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출발을 할 때, 이 한자의 모양대로 산의 아주 깊숙한 골짜기 안까지 해가 닿는, 계곡 안쪽에 만들어진 동네를 생각하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현실의 벽을 통감하다 ‘참우리협동조합’은 5년 정도 운영되다가 현재 잠시 접은 상태입니다. 처음부터 협동조합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었으니 아쉬움은 없어요. 우리는 언제나 사회적으로 왜? 한옥이 없어지는지, 반대로 왜? 한옥은 남아있어야 하는지, 한옥이 꼭 옛날 방식이 아니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일해 왔어요. 그래서 한옥에 살고 싶은 고객이 돈이 많지 않을 때는 우리 모두가 십시일반 힘을 모으고 지혜를 발휘해 벌고 싶고, 만들고 싶은 욕심을 조금씩 빼고, 줄이며 일을 진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하는 장인분들, 건축가들의 삶의 방식이 다르고, 무
[러시아 문학, 도스또옙스끼 2] 도스또옙스끼, 한국인에게 너무나 어색하지만 꼭 필요한 문학가 (2) 코로나 시국인 2021년에 한국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여된 책, 도스또옙스끼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지난 2021년 12월호에 도스또옙스끼에 대한 첫째 글의 제목을 정하고 난 뒤, 모 일간지를 읽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도스또옙스끼의 작품의 특징은 삶이 쉽고 풍요하게 돌아갈 때는 사람들이 잘 읽지 않다가, 삶이 정말 고통스러운 가운데 진실한 차원을 찾을 때에는 읽게 된다는 겁니다. 놀랍게도 코로나19라는 시점에서 죽음의 공포를 많이 느껴서인지 모르지만, 한국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책이 도스또옙스끼의 [까라마조쁘가의 형제들]이었다는 보고가 왠지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은 이상한 걸까요? 작가의 나이를 따라 정점을 향해 솟구쳐가는 도스또옙스끼의 작품들 도스또옙스끼가 만든 모든 소설들은 하나의 정점을 향해 점진적으로 치고 올라가는 긴 행진곡과 같습니다. 하나의 돌을 놓고, 그 기초 위에 다른 돌들을 쌓아가다가, 궁극적으로는 최정상에 돌을 올려놓는 모습인 겁니다. 즉 인간의 욕망과 죄악, 그 결과로서의 좌절된 삶과 징벌을 점차로 깊어져가는 차원과 더욱 강력해져가는
340년 전통 유럽 비엔나커피하우스 문화를 한국에 가져온, ‘정의석’ 대표 레드오션 커피시장에서 위기를 기회로 커피사업을 시작하다 비엔나커피하우스를 하기 전에는 홍삼전문 브랜드인 ㈜천지양 대표 등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평소 커피를 무척 좋아해 관심을 갖고 임원진들과 머리를 맞대며 커피사업 구상 중에 본격적으로 2013년 3월 커피사업에 뛰어들었죠. 유럽 HoReCa(Hotel, Restaurant, Cafe를 포함하는 식품서비스 산업지칭)시장에서 No.1 브랜드인 ‘율리어스마이늘’ 브랜드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권도 2014년 5월 어렵게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아메리카노 위주의 국내 커피시장에서 유럽 전통 시그니처 메뉴로 차별화를 한다면 레드오션 시장이지만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시작하게 되었죠.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비엔나커피하우스’로 상표권을 출원했다?! 무엇보다 국내 독점권을 갖고 있는 ‘율리어스마이늘’이라는 글로벌 브랜드가 있었지만,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인 ‘비엔나커피하우스’라는 상표도 같이 사용할 수 있다면 유럽 전통성과 역사성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특화된 컨텐츠를 상품과 결합시킴으로써 무한한 경쟁력을 갖게 될 거라는 확신이
[음악과 역사 이야기] 스승을 그대로 따를 것인가? 아니면 능가할 것인가? 전 세계가 서양식문명을 따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서양식 대학이 설립되고, 서양식 주택이나 투표와 같은 일상적,사회적 삶의 방식을 그대로 수입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서양을 단지 겉으로만 받아들이다가 2차대전에서 된통 얻어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정신 못 차리고 있습니다. 또 현재의 중공은 거기에 더해 아예 서양쓰레기인 공산주의(혹은 개인의 책임이 증발된 사회주의)라는 정치체제까지 받아들여서, 중국의 오래된 전제주의적 전통을 병합시켜, 괴물 같은 정치체제를 만들어 14억의 인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들이 앞으로 어떤 정신 나간 짓을 전 세계에 벌일 것이며, 바로 옆에 사는 우리는 어떤 피해를 볼까요? 또 우리 북쪽에는 거의 천년동안 정치적 전통이라고는 폭력적 전제군주제에다 공산주의까지 경험하고도, 스스로는 늘 서양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정체성 자체가 혼란스러운 러시아가 버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뿌띤 같은 자가 결코 대통령이 될 수 없지만, 70% 이상의 국민 지지를 얻는다고 하니, 이 나라의 장래가 심히 염려됩니다. 그러면 이 세 무시무시한, 정확하게 말하자면, 서양과
대한민국 최초 돌솥밥을 만든 42년, 반야 돌솥밥 임복주 명인을 만나다 바람 든 무도 맛있게 조려내는 친정어머니 손맛 어릴 때부터 음식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우리 초등학교 시절에는 먹을 게 귀했잖아요. 요새는 설탕이지만 그때는 사카린 넣은 단물로 밀가루를 반죽해 세모 네모 모양을 만들어 검정 솥에 쫘악 깔고 불에 구우면 아주 맛있었어요. 요새로 말하면 비스켓인데, 이걸 만들어 먹다가 혼나기도 많이 했죠. 맛의 고장 전라도 전주에서 태어나 무엇보다 친정어머니의 음식 솜씨가 아주 좋았어요. 어머니는 바람 든 무 하나라도 맛있게 조려낼 줄 아는 손맛을 가진 분이셨죠. 종종거리며 잔심부름을 하면서 반찬마다 뭐가 들어가야 잡내가 사라지고, 또 뭘 넣지 않아야 풍미가 사는지 자연스레 익히게 되었죠. 이건 글로 배워서 되는 게 아니에요. 평생 삼시 세끼 내 손으로 담아내야 터득되는 것이죠. 친정엄마의 ‘양은냄비 밥’이 아이디어 24살에 결혼한 저는 시댁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내가 나서서 집안을 일으켜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음식 장사를 하기로 결정하고 식당을 차렸죠. 어떤 메뉴를 할까 고민하다, 지금 내가 제일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봤어요. 그때
[러시아니즘 Russianism 연구 - 러시아 문학] 도스또옙스끼, 한국인에게 너무나 어색하지만 꼭 필요한 문학가 (1) 르네상스 이후 500여년의 서구의 문화(명)는 문화의 가장 깊은 영역인 종교,철학,윤리에서 문학,예술을 거쳐, 과학,기술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부분화,파편화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문화(명)을 만든 인간 자체는 분명 총체적 존재이지만, 자기가 만든 부분화,파편화된 문화(명)환경 속에서 살다보니, 스스로를 부분화,피상화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눈에 당장 보이는 물질을 위주로 부분화,파편화되다 보니, 인간 삶의 영원성과 영속적 가치를 보장하여 총체적 만족감과 기쁨을 주는 종교,철학,윤리는 점차로 우리에게 무관한 것이 되어갑니다. 이런 경향을 거스리기라도 하듯이, 인간성의 본질은 바로 종교,철학,윤리에 있다는 것을 으르렁 거리는 사자처럼 부르짖은 문학가가 우리의 앞선 시대에라도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기적과 같습니다. 그것도 서양문화(명)의 변방인 러시아에서 150여 년 전에 살았던 한 인물이 그런 엄청난 도전을 했는데, 그는 뾰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옙스끼(1821~1881)입니다. 서구문학에서 그와 같이 인간이 특히 진정한 종교에 기초할 때에
17세기 조선 여자 도공 백파선(百婆仙)을 이어 21세기 현대판 백파선을 꿈꾸는 ‘이혜경’ 대표를 만나다 여군 장교의 꿈 강원도 원주가 고향인 저는 고2 때까지 여군 장교가 되는 꿈을 가졌어요. 국군의 날 행사 때 군인들이 행진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거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육군사관학교의 문은 84학번이자 여자인 제게 열려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했죠. 제가 워낙 활동적인 성격이라, 이 길로 가면 당시만 해도 어려웠던 해외로 나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죠. 주위에서는 여자가 무슨 정치외교냐, 게다가 서울까지 보내 공부를 시키느냐는 등 말이 많았어요. 하지만 공무원이셨던 아버지는 요즘 세상에 남자, 여자가 할 일이 따로 있냐며 본인이 하면 된다고 저를 기꺼이 서울로 유학 보내셨죠. 지금 생각해도 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세 딸의 열심당 젊은 엄마 대학 졸업 후, 중소기업에 들어가 1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하다 공부를 더 하기 위해 국제정치학 전공으로 대학원에 입학했어요. 논문 학기에 외교안보연구원, 지금의 국립외교원 계약직 연구원으로 들어갔습니다. 당시 일본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일본어 공부도 하고 국제교류재단을 통해 일본에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