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질감 속에 새긴 깊은 삶의 이야기 - 박수근 전시회를 다녀와서
거친 질감 속에 새긴 깊은 삶의 이야기 - 박수근 전시회를 다녀와서 ▲ 1962년, 하드보드에 유채 59.3x121cm 농악 덕수궁 국립현대 미술관에서 열리는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토요일 아침 일찍, 서울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미술관이 위치한 덕수궁 안에는 얼마전까지 세상을 온통 황홀하게 물들였던 단풍의 끝자락이 남아있어, 고즈넉한 고궁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는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하나같이 행복한 얼굴로 늦가을 고궁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죠. 미술관이 열리기 전까지 고궁을 돌아보며, 때마침 전각과 정원에서 무료로 열리는 ‘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의 전시도 둘러보았습니다. 개관시간이 임박하여 고궁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싶은 욕망을 뒤로하고 멋진 나무들과 작별인사를 한 뒤, 미술관으로 달려갔습니다. 궁전 서쪽에 우뚝 솟은 지극히 서양적인 석조건물의 미술관은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죠. 사전예약으로 빠르게 입장한 미술관 안은 제법 많은 관람객으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작품들은 1, 2층에 각각 총 4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전시되어 있었는데, ‘밀레를 사랑한 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