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병아리를 키우면 안 될까요?
엄마, 병아리를 키우면 안 될까요? 유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손에 노랑 병아리 한 마리를 들고 왔다. 우리도 어릴 적에 학교 앞에서 노랑 병아리를 보곤 했는데, 아직도 그런 일이 있나 싶어 의아해 하면서 “병아리는 왜 데리고 왔어?”라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학교 앞에서 샀던 병아리를 키워 닭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작은 두 손으로 병아리를 조심스레 싸안고 온 유진이를 보자마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병아리 따위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느껴지는 무심한 말투와 목소리 톤이 좀 높아진 소리에 유진이가 더 놀라서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사실은 작은 병아리라고 해서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희미하게 꺼져가는 촛불과 같은 생명이라고 여겨져서 애잔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조심스레 병아리를 살피면서 생사부터 확인을 해야 했다. “병아리가 살아 있기는 살아 있어?” “네, 살아 있어요. 삐약 삐약 소리를 내기도 해요.”라면서 병아리를 데리고 온 사연을 들려주었다. 친구인 지수가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샀다고 했다. 한 마리만 사려고 했는데, 한 마리 값으로 두 마리를 주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