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Hepatica asiatica)
[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4] 노루귀(Hepatica asiatica) 봄이 온다는 입춘이 지나고 비가 내린다는 우수까지 지나면 긴 겨울도 서서히 물러갈 준비를 하는 시기가 됩니다. 거기에 더하여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도 지나면 깊은 산속의 계곡에도 봄이 찾아들고 차가운 계곡물도 졸졸졸 흐르기 시작하는 봄이 다가옵니다. 이 시기는 찬 기운이 계곡 주변을 감싸고 있지만, 작은 야생화들은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부지런히 산을 찾은 이들을 반겨줍니다. 이렇게 산속의 나무나 풀들은 푸른 새싹을 올리지 않았지만, 계곡의 시냇물이 흘러 습기 있는 산속에서는 노루귀가 꽃을 피우고, 이제 막 흘러가기 시작하는 계곡물 속에 비춘 태양을 즐기며 작은 꽃을 흔들거리며 피어납니다. 노루귀는 이른 봄의 꽃으로 잎이 나오기 전에 꽃부터 피는 야생화입니다. 산속 낙엽 덤불 사이에서 꽃만 올린 모습은 가녀린 느낌이 들지만, 얼마나 영리하고 영특한지 흐린 날이거나 밤이 되면 꽃잎을 오므리며 닫아 버립니다. 그 이유는 추운 밤 날씨에 암술과 수술이 동해 피해를 입어 번식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잎을 닫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저 계절에 따라 꽃이 피는 것처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