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일주 요트 여행기] 랑카위에서 사바섬까지 #2 랑카위 공항에서 비행기에 내리니 탁 트인 평원과 특유의 더운 훈기가 이곳이 남쪽 섬임을 알려준다. 이 공항의 느낌을 어디서 느꼈었더라? 생각해 보니 4년 전 필리핀 팔라완 코론 섬 공항에서 보고 느꼈던 그 풍경들과 비슷하다. 이고 지고 온 짐을 다시 이고 지고 택시를 잡는데 한국 생활에 익숙한 크루들이 짐이 많아 택시가 실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을 한다. “걱정마, 이곳은 한국이 아니야, 기사들이 어떻게든 실어주고 가니까 염려 붙들어 매셔!” 국산 소형차보다 좀 더 큰 택시를 그랩 앱으로 불렀다. 트렁크에 큰 가방 세 개가 가까스로 실리고 남은 짐들은 안고 탄다. 현지 시간으로 8시. 아직 선셋 후의 노을빛이 길게 남아 30분이 넘는 시간을 이동하며 랑카위를 ‘주마간산’(走馬看山) 으로 둘러본다. 평범한 남도 섬인데 차량들은 작은 일제 차들이 많고 도로가 깨끗하다. 중간중간 큰 마트들이 보이고 곳곳에 marine 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간판들이 여럿 보인다. KFC, 맥도날드, 스타벅스, 나이키 등 익숙한 다국적 간판들이 보이고 마리나에 가까워질수록 시골에서 점점 도회지 분위기로 바뀌어 간다
[동남아 일주 요트 여행기] 랑카위에서 사바섬까지 #1 여행을 위해 오랜만에 여권을 열어보니 2020년 필리핀 세일링 이후의 출입국 도장이 보이지 않는다. 3년만의 해외 요트 트립인데 마음은 해외여행 특유의 설레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유럽에서 50피트 배를 사서 이송 중인, 홀로 인도양을 건너며 여러 어려움을 겪었을 김선장을 위한 정신적, 물질적 응원의 목적이 첫 번째. 아직 장거리 해외 요트 트립 경험이 없는 요트 클럽의 안선장, 조선장에게 장거리 요트 트립의 경험을 주는 것이 두 번째. 개인적으로 적도 근방의 낮은 위도권의 뜨거운 바다에서 세일링 경험을 갖는 것이 세 번째 이번 트립의 이유 정도 될 것 같다. 안선장, 조선장 모두 연구원이자 회사원으로 시간을 쪼개 쓰며 바쁜 일상을 지내고 있는 한국인들이라 20일 가까운 시간 동안 짬을 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지난 몇 년간 여러 요트 모험들로 손발을 함께 맞추고 있는‘찐’크루들이라 함께 하는 여정이 기대된다. 20kg을 넘지 않게 가방에 꾹꾹!! 쿠알라룸푸르 비행기 출국 이틀 전. 짐을 준비하는데 우리가 비행기에 가져갈 수 있는 물품은 인당 20킬로, 세 명이 60킬로가 제한이다. 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