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룻, 나를 ‘지휘자’의 삶으로 이끌다 초등학교 때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던 저는 학교 대표로 독창대회를 나가 곧잘 입상을 하고는 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해 피아노도 배우고 싶었지만 제가 자라던 시골에는 교회에만 피아노가 있을 정도로 흔하지 않았죠.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벌게 되었을 때 첫 월급을 받자마자 배우기 시작한 것이 바로 피아노였습니다. 그렇게 10년간 피아노를 배우던 중 교회에서 오케스트라 연주가 있었는데, 많은 악기 중에서도 유독 플룻 소리가 제 마음을 설레게 할 만큼 감동이 되었어요. 그날 들은 플룻의 아름다운 선율이 제 귓가에 자꾸 맴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결혼도 했고 늦은 나이지만, 늘 마음에 품고 있던 풀룻을 배우고 싶다는 꿈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지요.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연습할 수 있는 시간도 일반 학생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족한 상황이었지요. 그러나 남편이 많이 도와주고 지원을 해주어 너무 고마웠어요. 저보다 나이 어린 학생들과 공부를 하다 보니 경쟁심리도 있었지만, 오랜 꿈이었던 플룻을 공부할 수 있다는 설레임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없는 오전 시간, 남들이 자
[손미정의 문화·예술 뒷이야기 2] Show must go on!! 예술, 정신을 위한 백신 공연장에 근무하다 보면 일반 회사를 다니는 사람과는 사뭇 다른 경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직원 구내식당에 갔는데 한창 공연 중인 뮤지컬의 주인공인 유명 배우가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든지, 야근 후 귀가 길에 공연을 보러 온 팬들과 소통중인 멋진 아이돌의 진솔한 모습을 본다든지, 늘 완벽한 연주복에 근엄한 표정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던 지휘자가 리허설에 캐주얼을 입고 있는 편한 모습을 본다든지… 일터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무료할 수 있는 직장생활의 보너스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한번은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중의 하나인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이틀 동안 우리 극장에서 있었습니다. 첫 번째 연주 다음날 출근길 사무실로 올라가는 길이었습니다. 전날 연주 후 악기 보관함과 개인용 트렁크가 백 스테이지에 도열해 있었습니다. 어느 연주자가 서둘러 숙소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느라 바빴는지 연주 때 신었던 반짝이는 구두 한 짝이 트렁크 밑으로 떨어져 있었는데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라 살짝 사진에 담으며 전날 연주의 감동을 소환했습니다.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