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랑 유치원 가실래요?”
“오늘, 저랑 유치원 가실래요?” 유명한 소설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너던 스위프트는 늙으면 이렇게 하리라 작심한 10계명 중 하나가 있습니다. “(늙으면) 손주(녀)들하고 놀지 말라!” 저는 이 말을 절대적으로 따르는 사람입니다. 그가 이 말을 한 이유는 만약 자신을 늙었다고 단순히 다음 세대가 아닌 그 다음 세대를 보살피는 존재로 자신을 간주하면, 이미 스스로의 생애는 끝날 때가 되었다고 여기는 꼴이 되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큰 일이 아니라면 손주(녀)들을 돌보는 할아버지(할머니)가 되지 않아야 하며, 자식은 역시 그 다음 세대인 아버지와 엄마의 손에 의해서 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장엄한 작정을 하고 사는 나에게 심상치 않은 변화가 생겼지 뭡니까. 아파트 같은 동에 살면서 엘리베이터를 타다 우연히 그 엄마와 함께 타거나 내리는, 유치원생이었지만 지금은 벌써 초등생이 된 가연이를 만나면, 저에게 이런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옵니다. “오늘도 내가 횡재 했네, 가연이를 다 보다니!” 이건 도무지 나의 신념에 어긋나는 일이 아닌가 살짝 걱정까지 드는 것에는 다음의 사연이 있습니다. 몇 년 전, 개그맨 남희석은 지나가는 개도 웃기려고 피나는 연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