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끄트머리마저도
삶의 끄트머리마저도 치매를 앓고 계시는 어머니는 요즘 주간 보호 센터에 다니신다. 2남 2녀의 자녀를 둔 시어머니는 전에는 집에서 시누이들의 돌봄을 받으셨다. 그러나 육아에도, 노인 돌봄에도 독박은 안 될 일이다. 각자 가정이 있는 시누이들이고 그렇지 않다 해도 어머님을 전담해서 보살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낮에는 어르신들의 유치원 격인 주간보호센터에 다니시고 휴일 하루는 네 명의 자녀가 당번을 정해 종일 어머님을 돌보기로 했다. 셋째 주 당번인 우리 부부가 이번 주일에 어머님 댁에 갈 차례였다. 전에는 목욕 좀 해드린다고 하면 싫다고 하시더니 이번에는 흔쾌히 욕실로 들어가신다. 꼿꼿한 자존심을 내려놓은 어머니는 자신을 돌보도록 며느리인 내게도 기회를 주시기 시작한다. 점심 식사도 잘하시고 아들이랑 몇 마디 말씀도 나누시더니 오후 4시부터 또 ‘얼른 가라’노래가 시작되었다. 딸들이 오면 갈까 봐 “언제 와?”하신다는데, 아들과 며느리는 어쨌든 딸보다는 편치 않으신 거다. 그래도 저녁 약 드시는 것까지는 살펴드려야 하니 얼른 떡국을 끓이고 살치살을 구워 저녁을 차려 드렸다. 매달 어머니는 우리를 만나기까지 한 달만큼 늙어가고 있다. 깔끔하고 외모 단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