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 교왕무사(矯枉無私)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에는 여러 ‘자’들이 전시시되어 있다. 조선실에는 ‘유척’, ‘중화척’이 있고 대한제국실에는 1등 훈장의 이름이 ‘금척대훈장’으로 ‘금척’이란 말이 들어가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목척’이란 자도 보인다. 이런 자들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암행어사가 갖고 다니는 물건 중 하나가 마패다. 마패는 암행어사의 징표일 뿐 아니라 멀리 이동할 때 마패에 그려진 말의 수만큼 말을 갈아탈 수도 있다. 말을 갈아타는 곳을 역원(驛院)이라고 한다. 그런데 암행어사가 마패 말고 갖고 다니는 물건이 하나 더 있다. 자다. 놋쇠로 만들었다고 해서 유척(鍮尺)이라고 한다. 암행어사가 자를 갖고 다니는 것은 지방 수령이 세금을 거둘 때 나라에서 정한 기준 자를 쓰지 않고 사사로이 만든 자를 써서 과도한 세금을 걷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실에는 마패와 유척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조선시대 ‘자’는 여러 번 등장한다. ‘금척(金尺)’은 조선의 건국을 상징하는 자다. 이성계의 꿈에 천신이 나타나 건네준 자가 금척이다. 천신은 ‘정국(正國)’ 곧 나라를 바르게 할 사람은 경복흥도 아니고 최
정조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중화척(中和尺) 뱀은 정체가 좀 미묘하다. 해석하기도 좀 어렵다. 올 을사년은 푸른 뱀의 해라고도 한다. 불교에서는 문수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36가지 모습으로 변한다고 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청사[靑蛇, 푸른 뱀] 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박혁거세의 능을 오릉(五陵) 또는 사릉(蛇陵, 뱀릉)이라고 한다. 박혁거세의 몸이 하늘로 올라가다 땅으로 떨어져 5갈래로 나뉘어졌다. 사람들이 하나로 모으려 했는데 뱀이 나타나 모으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오릉이 되었고 사릉이 되었다. 경문왕의 침전에는 항상 뱀들이 모여 있었다고 한다. 궁인들이 놀라고 두려워서 쫒아 내려고 하자 왕이 그만두게 하였다. 자신은 뱀이 없으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없다고 했다. 경문왕이 잘 때는 뱀이 온몸에 올라와 혀를 내밀고 있었다고 한다. 둘 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얘기지만 왜 뱀이 나타나 박혁거세의 몸을 다섯으로 나눴는지, 왜 경문왕이 뱀들과 함께 잤는지는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새해는 항상 기대와 희망으로 들뜨기 마련이다. 그런데 올해 뱀해는 좀 남다르다. 새해 기분이 별로 나지 않는다. 왜일까. 아마도 지난해 12월 일으켰던 비상계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