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을 전하는 허브스토리 11] 8월의 허브이야기 페퍼민트 (peppermint)학명:Mentha piperita 페퍼민트의 이름 ‘멘타(Mentha)’는 라틴어 ‘Mentha’에서 파생되었으며 워터민트(watermint, Mentha aquatica)와 스피어민트(spearmint, Mentha spicata)의 교잡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박하(薄荷)’로 알려져 있습니다. 페퍼민트는 차가운 맛, 매운 맛이 강한 향신료로 여러해살이인 쌍떡잎식물로 꿀풀과에 해당합니다. 아무렇게나 심어놓아도 제멋대로 쑥쑥 잘 자라나기에 허브 텃밭을 꾸준히 돌볼 자신이 없다면 박하를 심는 것을 추천합니다. 로마의 과학자이자 역사가인 플리니(Pliny)는 ‘민트 향기는 잃었던 기운을 되찾아 줄 수 있다’라는 기록을 남겼으며, 중세 시대에는 소화계 질환 치료에 쓰였고, 인도의 아유르베다에서는 순환계, 소화계, 신경계, 호흡계의 질환 치료에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많은 약초와 마찬가지로 고대의 이집트 희랍인 그리고 로마인에게 해독작용이 좋은 허브로 널리 알려지다 보니 연회석에 참석할 때는 이 허브로 만든 관을 쓰고 참석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허브를 많은 사람이
[향을 전하는 허브스토리 7] 4월의 허브이야기 Fennel 펜넬 학명 Foeniculum Vulgare 펜넬의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이며, 학명인 ‘Foeniculum’은 마른풀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포로 메디우스가 인간을 위하여 태양의 불을 훔쳐서 펜넬의 줄기에 불을 붙여 지상으로 내려왔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기록되어 있는 역사가 오래된 재배식물로 예배당에 갈 때 손수건에 펜넬 씨를 싸서 가서 설교가 길어지면 입 안에 넣고 씹어 먹고 시장기와 지루함을 잊을 수 있어 ‘예배의 씨’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당시 가난한 사람들은 펜넬 씨를 먹고 허기를 잊을 수 있었고, 귀족들은 늙지 않는 비결로 펜넬을 다방면으로 애용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용기의 상징으로 승리한 투우사에게 펜넬 목걸이를 걸어주고, 로마 시대에는 장수의 씨로 불리며 체중 감량에 효능이 있다 하여 마아트론이라 불렀는데 ‘marano’는 ‘여위다’라는 라틴어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중국에서는 펜넬을 ‘회향’이라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산미나리’로 부르며 구풍제로 위통·복통에 쓰이고 산모가 젖이 부족할 때 최유제로 많이 이용하고
ChatGPT야, 무엇이 옳으냐 최근 두 달 사이 ChatGPT에 1억 명의 사용자가 모였다는 기절초풍할 뉴스가, 한 번이라도 ChatGPT를 경험해본 사용자에겐 그리 놀랄 일은 아니겠지요. 처음에 반신반의했던 사람들조차도 ChatGPT의 대변자가 되기로 작정한 듯 자신의 경험을 친구나 동료들에게 설파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흔하게 보게 됩니다. 지난 호에서 이런 놀라운 경험과 전문가스러운 답변을 제공하는 ChatGPT가 유독 윤리 문제에 있어서는 석연찮은 결과를 제공하며 은근슬쩍 판단을 미루는 부분에 대해 잠깐 지적했었습니다. 결국 이런 부분이 최근 ChatGPT의 핫이슈가 되고 있는 저작권 문제나 논문, 과제의 대리 작성 등과 같은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모두 사용자의 몫일까요? ChatGPT는 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요? 그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개발자의 무지와 기업의 무책임 때문입니다. 개발자들은 일반적으로 윤리는 본인들이 담당해야 할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하게는 윤리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네요. 그리고 기업은 윤리적인 부분에 대해 윤리헌장이나, 윤리위원회처럼 외형적인 형식만 갖출 뿐 이익추
[향을 전하는 허브스토리 5] 2월의 허브이야기 클라리 세이지 Clary Sage 학명 Salvia Sclarea 허브인 클라리세이지는 이름만 들어도 맑고 깨끗한 느낌이 전해집니다. 클라리(Clary)는 ‘맑은(Clear)’의 의미를 지니고 있고, 세이지(Sage)는 ‘구하다(Save)’의 의미가 있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클라리세이지가 우리의 눈을 밝고 깨끗하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의미처럼 중세 유럽에서는 눈에 들어간 먼지나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클라리세이지의 효능 때문에 중세 시대에는 이 식물을 ‘Oculus Christ’라고 하였으며, ‘그리스도의 눈 (The eye of Christ)’이란 뜻으로 눈의 염증을 다스리는 용도로 사용하였습니다. 클라리세이지의 특징은 약초 냄새와 과일 향이 섞인 달콤한 향이 납니다. 이러한 효능 때문에 독일에서는 포도주나 맥주에 향을 넣기도 하고 술을 빨리 숙성시키고 알코올 도수를 높이기 위해 첨가하기도 했습니다. 뇌와 정신에 대한 작용으로는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에 자극을 줌으로써 과도한 피로나 의욕 상실, 분노와 흥분, 우울증, 근심 걱정, 두려움을
내 인생의 첫 마라톤 저는 중국 사천성에서 왔고. 올해 31세로 한국에 산지 6년이 넘어갑니다. 워낙 활동적인 성격 탓에 달리기, 자전거 등의 운동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운동할 때 에너지가 생기고 즐겁기 때문입니다. 2021년 3월부터 저는 라이딩과 달리기 등의 훈련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자전거를 타기 시작할 때는 20km로 시작해, 40km, 60km로 점차 훈련 거리를 늘렸습니다. 그 결과 2022년 7월, 같이 훈련 한 분들과 함께 산본에서 춘천까지 하루에 90km 라이딩도 했답니다. 라이딩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 바로 달리기 훈련에 돌입! 2022년 10월 23일, 인생의 첫 마라톤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춘천마라톤에 도전하기까지 처음으로 한국의 ‘행복한동네문화만들기운동’커뮤니티에 참여해 함께 마라톤 훈련을 할 때, 가르쳐 주는 선생님들은 저에게 마라톤을 잘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해 주셨지만, 제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에 있을 때 마라톤은 굉장히 어려운 경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마라톤이라는 단어를 대학 다닐 때 처음 들었어요. 대학 친구가 한 백발의 미국인과 함께 마라톤에 참가했다는 이야
[신간소개, 비평] 아비투스Habitus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능력 (2)도리스 메르틴 저, 배명자 역 다산초당 2022 새해 첫 달부터 미국의 경 제전문지 CNBC(1월 12일)는 모건-스탠리가 한국을 문화 적 관점에서 낮게 평가한 우울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코 로나 시국이 3년째가 되어서 야 풀릴 기미가 보이며, 2022 년에 시작된 우-러 전쟁으로 세상이 난리통인 상황인 지 난 한 해 동안, 한국인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40 만원)로 무려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한국인의 명품소비 총액은 21조원에 이르렀다는 보고입니다. 1인당으로 비교 하면 우리가 선망하는 미국인(1인당 280달러)을 훌쩍 넘 어섰으며, 중국인(50달러)쯤이야 까마득히 멀리 제쳤습니다. 즉 한국에서는 부의 과시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잘 용인되는 편 이며, 외적 아름다움과 경제적 성공은 한 국 소비자에게 즉각 큰 반향을 일으킨다 는 겁니다. 다른 지표로도 동일한 모습이 보이는데, 명품소비를 좋지 않게 생각하 는 한국인은 겨우 22% 밖에 되지 않는데, 이는 돈 좋아하고 물질주의적이라 욕했 던 중국인(38%)보다 낮으며 심지어 일본인 (45%)보다 두배 정도나 낮은
중국, 코로나, 무역, 세계질서 코로나 19로 못 갔던 중국 사업으로 중국과 인연을 맺은 지 딱 10년 되었습니다. 2014년 처음 중국 상하이에 방문하게 되었고 이번 2023년, 오랜만에 중국으로 들어가게 되었죠. 저는 매년 상하이를 중심으로 방문하다 코로나와 기타사정으로 인해 4년 동안 중국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전자상거래는 얼마든지 가능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입국규제가 풀리면서 5월초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심적으로는 코로나 종주국인 중국, 그리고 도시 전체를 폐쇄해 버렸던 상하이에 간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업무상의 일이라 가야만 했죠. 제가 방문하는 곳은 China Cycle Show 2023(중국자전거박람회)으로 2023년 올해 31회째 매년 상하이에서 열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3년 만에 다시 열린 것이죠. 오랜만에 상하이 푸동공항에 내렸습니다. 익숙하면서 익숙하지 않은듯하게 공항에 들어섰는데 여전히 딱딱하고 삼엄한 출입국심사를 했습니다. 비자가 약간 이상이 있어 불려가기는 했으나 쉽게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고요. 이리저리 들러 짐을 찾고 입국장으로 나오니, 협력업체에서 픽업을 나왔습니다.
물아일체(物我一體) 《장정일의 독서일기,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은 나의 손꼽히는 필독서다. 주례사 비평으로 상찬이 난무하는 출판계의 관행에 실명 비판으로 용감하게 맞선 책이다. 그 책을 읽다 보면 책을 무작정 읽기보다 나의 주견을 갖고 읽어야만 한다는 사명감이 부지불식간 스며든다. 빌려서 책을 읽더라도 소장할 만한 책이면 주문하여 서가에 고이 꽂아 놓고, 이런저런 모임에서 뜻하지 않게 손에 들어왔지만 별 볼 일 없는 책은 붉은 노끈으로 묶어 재활용장에 내놓게 된 것이 바로 《장정일의 독서일기》덕분이다. 《기후 위기에 관한 거의 모든 것》과 《파타고니아》는 2022년에 만난 인생 책이다. 걸어서 출퇴근하고, 고기 없는 식단(도시락)을 하루 한 끼 실천하고, 1년 동안 옷을 사지 말자는 서원을 낸 까닭도 이 두 책에서 기인한다. 자동차, 고기 소비, 비행기가 탄소배출의 가장 큰 원인이란 말과 함께 그렇다고 무작정 녹색만 들어간다고 열광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녹색 자본이란 말처럼, 환경을 보호하는 척하면서 장사하기 바쁜 정치가, 기업가도 비판한다. 지구 환경을 위해 시작한 일인데 나 자신부터 행복한 변화가 찾아왔다. 분초를 다투는 출근 시간에 차를 두고 걷
[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20] 제비동자꽃 (Lychnis wilfordii) 올해 여름과 장마는 대단한 위력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폭염과 폭우는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하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면 너나 할 것 없이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몇 해 전만 해도 저 역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났지만요. 근래는 사정상 자리를 지키며 더위와 싸움질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벌써 북부지역의 고산지역 이름 없는 골짜기를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높은 산의 야생화들과 눈 맞춤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이제는 추억으로만 고산지역을 거니는 듯합니다. 무더운 여름 북부 고산지역을 찾아가면 반갑게 맞이하던 여러 종류의 야생화 중에서도 ‘제비동자’ 꽃은 그 화려한 색상과 독특한 꽃 모양으로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제비동자꽃은 꽃잎이 가늘고 길게 파인 모습이 날렵한 제비의 꼬리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름이 제비동자꽃입니다. 이 품종은 무슨 연유인지 개체수가 급감하여 국가에서 멸종위기 2급 식물로 보호하는 지경이 되었지만 다행히 개체 수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더위를 피해 고산지역
11월호,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를 읽고 ∼ 신문에 대한 내 기억은 스크랩부터다. 여고 때 국어 선생님께서 일주일마다 몇 종류의 신문을 한꺼번에 주시면서 주요 내용을 스크랩하도록 개인숙제(?)를 내 주셨다. ‘이런 게 무슨 소용이 있어서 하라고 하시는 걸까?’ 의아해하며 근 1년을 열심히 했다. 한자가 많고 비교해 가며 선정해야 했기에 어렵긴 했지만 사회적인 눈을 뜨고 글쓰기에 대한 안목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 때 학보사 기자에 합격했을 때 참 기뻤다. 면을 나누어 맡고 편집계획을 세워 자료를 찾고 인터뷰도 해서 기사를 쓰고 교정도 하고 인쇄를 하기 위해 서울로 출장을 가고, 뒤풀이를 하면서 술 한 잔도 해보고… 좋은 경험이었다. 신문기자의 꿈은 교사가 되어야 했기에 도전도 못해보고, 그 꿈을 딸에게 걸었지만 그녀 또한 교사의 길을 갔다. 신문은 진실과 정의를 모토로 사회를 비판 개조해 나가며 건전한 문화전파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신문의 가치관은 개인과 사회의 삶의 질을 결정하고 그로 인해 생성되는 언론의 수준은 대중의 신뢰를 얻게 되며, 나아가 민주주의 국가의 수준과 직결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몇 번의 정권이 바뀌고 사회는 복잡해지며